버리기가 이렇게 쉽지 않은 건, 때론 성격 탓이지만, 불안감 때문이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끝을 내 맘대로 생각하고, 고심하다 보면, 그 자리에 멈춰서 버린다. 별 거 없는 길을 달리는 로드 트립과 먹방과 풍경을 보는 게 다인 두 남자의 여행이 이렇게 힐링이 될 줄 몰랐다. 길은 정해져 있고, 멋진 바이크를 타고 그냥 서고 싶을 때 서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풍경을 즐기고 싶을 때 즐긴다. 이들을 보며 느낀다. 단순한 삶의 법칙이 바로 길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되고, 헤맬지 걱정되더라도, 길은 정해져 있고, 분명 어딘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길 자체에 대한 의문보다는 길을 가는 나의 호흡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내가 걸어온 발자국은 절대 지워지지 않고, 난 어딘가에서든 서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