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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May 19. 2024

나의 독일 장바구니, 땅콩버터

1. 땅콩버터

 


 유학 생활을 하다 보면 급격하게 당이 떨어지고 에너지 고갈이 오는 순간이 있는데, 원치 않는 독일어 대화에 파묻혀 있다가 나왔을 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유학생활 초반에는 이를 달래느라 온갖 단 음식들을 입에 우겨넣으며 버텼다가 거의 10kg가 찌는 참사를 당했지만, 이 생활이 익숙해지다보니 단 음식만으로 영혼까지 채우기는 불가능했다. 식욕저하와 폭식의 길을 오가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땅콩버터. 작년부터 내게 없어선 안되는 존재가 되었다. 귀여운 티스푼으로 한스푼 떠서 먹기만 해도 몸과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지만 칼로리는 전혀 귀엽지 않다. 하지만 설탕으로 채워진 간식보다는 훨씬 건강하기 때문에 매일 한스푼씩은 먹어주고 있는데, 밖에서 통을 들고 퍼먹을 수는 없으니 이제는 각종 간식으로 즐기기도 한다.


내 영혼의 동반자 땅콩버터로 첫장을 열어가고자 한다.


 Reese's 피넛 버터 컵

땅콩버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알만한 간식. 내가 땅콩버터에 빠지게 된 계기도 바로 이 피넛버터 컵 때문이다. 달달한 초콜릿 사이에 적당히 스무스하고 크런치 한 피넛버터가 들어있는데 이 조합이 환상적이다. 2개밖에 안 들어있어서 참 아쉬웠는데, 마트에 가보니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다.

이렇게 2개 든 게 기본이고, Maxi 사이즈, Mini 사이즈, 5개들이 등... 그저 피넛버터 개수와 크기만 바꿔서 출시했을 뿐인데 이게 나 같은 사람한테는 먹혀든다. 어떨 때는 저 컵의 반개 분량만 먹고 싶을 때도 있고, 저 사이즈가 부족할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다른 크기의 제품을 사기만 하면 된다.


로아커 피넛버터

살찔까 봐 정말 가끔 먹는 로아커. 땅콩버터 자체가 칼로리가 높아서 칼로리 따져봤자 도긴개긴이긴 하지만, 왠지 와플이라고 하면 더 살찌는 느낌이니까...

이런 땅콩버터 과자들은 보통 초콜릿 맛이 너무 달아서 땅버의 고소한 맛이 묻히는 경향이 있는데, 이 와플과자는 그런게 없다. 설탕이야 당연히 많이 들어갔겠지만 초콜릿 맛과 피넛버터의 고소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전혀 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흡입할 위험이 있지만, 척박한 피넛버터 스낵 계에서 다행스럽게 잘 건져낸 보물이다.


    마이 뮤즐리 피넛버터 볼  

마이 뮤즐리라는 회사에서 만든 피넛버터 볼인데 설탕을 첨가하지 않아서 굉장히 담백한 맛이 난다. 초콜릿 층이 좀 두꺼워서 땅버맛이 좀 희석되는 느낌이 있지만 그냥 적당히 입 심심할 때, 출출할 때 밖에서 먹기 좋다. 간식인데도 간식 느낌이 아니라 죄책감도 덜하다. 수업 중에 몰래 입에 쏙 넣기 좋은 사이즈.


WHOLE EARTH 1kg 피넛버터

위에 있는 모든 스낵의 근본이 되는 피넛버터. 무첨가 100% 땅콩버터 제품 중에 제일 맛있다.

마트에 파는 땅콩버터들엔 보통 땅콩 외에도 많은 첨가물이 들어간다.

하지만 나는 건강하게 땅콩버터를 많이 먹고 싶기 때문에 한동안 무첨가 제품을 찾는 여정을 했었다. 아무리 무첨가 제품이라지만 땅콩기름이 둥둥 떠있거나 고소한 맛이 안 난다거나 정말 맛없는 땅버들이 많았는데 이 친구는 소금이 적게 들어갔으면서도 참 감칠맛 나고 고소하다. 병 제품이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그 뒤로  매번 1kg 짜리를 사서 먹는다. 일반 제품 사면 1주일 정도 되면 다 먹어치워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오트밀, 꿀이랑 섞어서 쿠키를 만들기도 하고 직접 피넛버터컵을 만들기도 좋다. 무첨가 땅콩 100% 버터를 찾는다면 이 제품 완전 추천한다. 아마존에서 쉽게 구매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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