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4학년 때 교생 실습을 나갔다. 내가 배정받은 학급은 수원 세류 초교 1학년 1반! 학년부장 선생님 반이었다. 50대 초반의 엄마 같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도 우리 실습생들에게도 다정다감한 분이셨다.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시면서 가장 많이 쓰시던 말이 "백 점이야, 백 점!"이었다. 태도가 좋아도, 발표를 잘해도 늘 그 말이 춤추듯이 교실을 날아다녔다. 그 말이 꽤 좋았나 보다. 나도 교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자주 그 말을 쓰곤 했으니까.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 시어머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는 중에 나도 모르게 그 말이 튀어나왔다
"어머니는 백 점이에요, 백 점!"
순간, 버릇없는 말투는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진심으로 너무나 감사하다는 내 최고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어머니도 내 마음을 아시는 것 같았다.
내 안에 들어온 말 한마디가 어느새 내 것이 되고, 그것이 씨앗이 되어 어디론가 훨훨 날아간다. 날아간 그곳에서 예쁜 꽃이 피어날 것이고, 또 씨앗이 생길 것이고 또 어디론가 날아가겠지. 이래서 세상은 하나로 연결이 되어있다고 하는 걸까? 그래서 나 귀하듯 남도 귀한 거겠지. 항상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나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행복하길 가슴 저리게 빌 때가 있어.
내 소중한 인연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