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어둠속에 웅크리고 있다
언제부터였는지
언제까지일런지
땅은 대답해주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죽었는지도 모른다
물을 찾아야 한다
빛을 찾아야 한다
어디로든 움직여 보고 싶지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저 기다리는 것이
죽은듯 살아서 그 때를 기다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듯 하나
영원같은 기다림 속에서 다짐한다
이 껍질이 벗겨질 때
있는 힘을 다해 싹을 틔우리라고
단단한 땅속을 비집고 뿌리내리리라고
이윽고 나만의 열매를 만들겠노라고
남기지 않다보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을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