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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칼럼니스트 Jun 10. 2022

상사에게 야단맞을 때

#상사의야단 #상사의꾸중 #상사의잔소리 #야단맞는법



    

야단맞는 법, 야단치는 법


‘야단맞는 법’을 가르치는 이색 강의가 일본의 한 대학에서 개설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강의는 입사 후 상사에게서 야단을 맞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졸업생들의 얘기를 듣고 시작됐는데 부모 등 주위의 어른에게서 야단을 맞지 않고 자란 세대의 예비 신입사원이 대상이었다. 


이 강의의 초점은 야단맞지 않는 테크닉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듣더라도 자기가 부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하는 데 있었다. 즉, 꾸지람을 받고서 야단맞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고민하고, 혼나는 이유를 스스로 깨우쳐 그 경험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기 위함이었다. 


또 ‘야단치는 법’에 대한 강좌도 열었다고 하는데 이는 야단을 어떻게 쳐야 할지 스트레스받는 관리자를 위한 것이었다. 상사의 야단은 그 방법 여하에 따라 자칫 부하를 괴롭히는 것으로 지탄받기에 어떻게 꾸지람을 해야 부하직원이 잘못을 받아들이고 또 동기부여 시킬 수 있을지가 초점이었다.


야단은 맞는 사람에게도 치는 사람에게도 힘들고 부담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야단맞는 것은 누구에게나 곤혹스러운데 야단이 익숙하지 않은 이삼십대의 젊은 세대로 갈수록 더욱 그렇다고 한다. 


직장에서 야단과 꾸짖음이 갖는 의미와 야단을 맞는 경우 이에 대한 현명한 대응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누구나 맞는 야단, 성장의 과정


야단에 관해서는 따끔한 야단으로 소문난 S그룹의 H사장의 얘기에 귀 기울일 만하다. H사장은 신입 시절 좌충우돌할 때 선배나 상사로부터 야단을 많이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 혼난 일로는 되풀이해서 야단맞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갈수록 맡은 일의 완성도가 높아졌고 이러한 경험과 습성은 임원이 되고 CEO가 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H사장은 S그룹에서 16년이나 CEO를 역임했다.


생각해보자. 직장에서 야단 한번 맞지 않고 승승장구하며 가는 사람이 있을까. 집이나 학교에선 가능했을지 몰라도 직장은 그런 곳이 아니다.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선배나 상사로부터 꾸중이나 잔소리는 필요하기도 하고 또 자연스러운 것이다. 만약에 야단을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H사장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그는 누군가가 해온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각 혼내며 야단치지만 어떨 때는 아무 말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경우는 자신이 아끼는 직원이 아니라고 한다. 즉 애정이 있고 믿음이 있으니까 야단도 친다는 것이다. 


야단의 명단에 제외된 사람은 야단을 쳐봤자 소용이 없거나 성장이 멈춘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야단을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이 혹여 있다면 완벽하게 일을 잘하는 사람이거나 반대로 상사의 신뢰 리스트에서 제외된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 임원이 되고 CEO가 된 사람 중에 많은 이들이 숱한 야단을 맞으며 그 자리에 간 것이다. 


그러니 야단맞는 것으로 인해 너무 아파하거나 충격받지 말자. 그것은 성장의 과정이요, 새로운 깨우침으로 이어가면 된다.      



같은 사유로 반복해서 듣는 야단은 치명적


그렇지만 야단을 맞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쓰리고 우울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직장에서 맞는 야단은 다른 데에서 듣는 꾸지람과는 결과 날이 다른 것이다. 직장은 공동체이면서 경쟁이 존재하는 적자생존의 ‘업’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야단을 빈번하게 맞으면 직장생활이 순탄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우선은 야단을 가능한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일하다 보면 야단을 원천적으로 피하기는 어렵다. 야단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상사이기 때문이다. 


업무가 미숙한 시절도 있을 것이며 어쩌다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최선을 다했어도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상사는 이를 잘 놓치지 않는다. 심지어 별 잘못이 없는데도 상사가 야단치기도 한다. 신입 시절부터 시작하여 임원이 되어도 끊이지 않는 것이 상사의 야단이요 잔소리다. 


중요한 것은 같은 사유로 반복해서 야단을 맞지 않는 것이다. 같은 잘못을 계속 되풀이하는 후배직원을 좋아할 상사는 없다. 그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맞은 야단은 성장통이 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반복적인 꾸지람을 듣는 걸까.     


첫째는 일을 대충대충 하는 유형이다. 이러면 일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무엇인가 결함이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보고서나 제안서를 충분한 데이터와 함께 공들여 쓰지 않아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 업무 일정이나 약속 등 시간을 잘 준수하지 않는 경우, 세밀하게 보지 않아 오류가 많은 사람 등이다. 이렇게 하여 문제가 생긴 직원을 상사가 참아내기는 힘들다.


둘째는 업무 몰입도가 낮거나 근태에 문제가 있는 유형이다. 업무 중에 유튜브, SNS 또는 게임 등을 과도하게 즐기거나 회사 업무와 관계없는 사적인 취미활동에 지나치게 빠져있는 경우다. 


이러면 업무에 지장이 생겨 제시간에 업무를 끝내지 못하거나 일이 충분치 않게 된다. 집중과 몰입이 업무의 퀄리티를 만드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셋째는 태도나 인성에 문제 있는 유형이다. 선배를 봐도 인사를 잘하지 않거나, 남을 수시로 헐뜯거나, 상사의 지시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불만투성이거나, 사내 활동에서 시종일관 이기적이거나, 안하무인의 성격을 가진 사람 등 비호감의 사람이다. 이들은 나쁜 습성과 기질 때문에 어디서나 문제가 된다. 


이런 유형에 혹시 내가 속하지 않는지 아니면 주변에 그러한 사람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이런 유형은 직장에서 환영받을 수 없다. 그러니 상사로부터 같은 사유로 야단을 반복해서 맞는 것이다. ‘야단맞아도 싸다’라는 표현에 어울리는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은 직장생활이 온전할 리 없다.     



야단을 받아들이는 현명한 기준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일하는 과정에서 상사로부터 예기치 않게 야단을 맞을 때, 즉 내가 한 일이 상사의 마음에 들지 않아 맞게 되는 야단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야단맞는 상황은 그리 흔치 않은데 그 순간은 어쩌면 직장생활의 중요한 구간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상사의 야단이나 꾸짖음은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할까.     


첫째는 상사로부터 야단을 들으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찾아보는 것이 좋다. 그것도 상사의 관점에서 말이다. 꾸지람의 원인이 찾아지면 이를 쿨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상사의 관점을 인정하고 수용하면 상사의 꾸지람도 수위가 낮아지며 오히려 격려로 바뀔 수 있다. 


야단은 철저히 상사의 시각이고 그래서 이를 꼰대적 시각이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사의 야단은 대개는 잘못에 대한 지적이며 이를 바로잡아주기 위함이다. 상사는 그런 사람이어야 하고 또 상사의 입장이 되어보면 그렇게 된다. 수직적인 조직이 운영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니 우선 야단을 겸허히 받아들임이 좋다. 


둘째는 상사의 야단에 즉각 대응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상사의 지적이 옮든 그르든 자신을 정당화하거나 자신이 잘못이 없다고 즉각 주장하기보다는 상사의 얘기를 다 들어봐야 한다. 


말하는 중간에 자신의 얘기를 하면 상사는 변명한다 생각하고 기분이 더 나빠져 꾸중을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중간에 상사의 얘기를 끊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데 별 잘못이 없는데도 야단맞게 되는 경우이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간에 끊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렸다가 시간이 좀 지난 후 전후좌우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지혜로운 대응이다. 


억울하고 속상해 상사에게 즉각 항변하거나 대들거나 하면 그때는 후련할지 모르나 대부분 후회하게 된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시차를 두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셋째는 상사가 타당치 않은 이유로 비인간적인 모욕을 빈번히 하여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면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 즉, 이런 경우는 적절한 시점을 택해 그 자리에서 예의를 갖추면서도 당당히 맞대응해야 한다. 그것도 되도록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하는 것이 좋다. 누가 봐도 문제의 원인이 상사에게 있다는 점을 공공연하게 해야 한다. 


이는 상사와의 결별을 전제한다. 그리고 인사부서를 통해 사정을 얘기하거나 타부서 전환배치를 요구해야 한다. 못된 상사는 회사에서도, 동료들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야단을 맞으며 배우고 성장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하더라도 누가 야단맞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야단을 맞으면 누구나 불편하고 속상하다. 


그러니 이때만큼은 진심 어린 위로가 필요하다. 스스로부터 위로도 중요하거니와 주변 동료들의 위로도 필요하다. 그런 동료가 되어야 하며 또 그런 동료가 있어야 함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란 시로부터도 위로를 얻자. 야단맞았다고 기죽지 말자. 더 좋은 길로 가기 위한 시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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