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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코더 Aug 18. 2023

저의 회사 책상을 공개합니다

왓츠 온 마이 데스크


5년 전 지금의 직장으로 이직을 했다.  출근을 하고 한 동료가 나에게 '웰컴키트 팩' 전해 주었다. 500 ml 우유곽만한 크기의 '웰컴키트 팩' 상자 안에는 모나미 볼펜0.5mm 제도 샤프 그리고 형광펜이 들어있었다. 설계부서에 있는 나는 형광펜 쓰는 일이 특히 많다. 도면에다가 어떤 라인인지 표시할 때 , 우리가 제작사(Vendor) 에 보낸 설계 도서와 제작사(Vendor)에서 우리에게 제출한 제작 도서(Vendor Print) 간의 데이터를 확인할 때 형광펜을 사용한다. 요즘은 pdf 파일 상에서 간편하게 편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형광펜을 많이 쓰지 않지만 그래도 형광펜은 엔지니어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문구류이다.


스스로 미니멀리스트라 외치면서도 '웰컴키트 팩'을 시작으로 개인 아이템들을 하나하나 책상 위에 채워갔다. 끊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끊을 수 없는 유선 전화기, 회사에서 매년 초에 받는 탁상 달력 그리고 노트북 거치대는 기본 아이템으로 책상 위에서 꽤 큰 지분을 차지한다.  직장인들은 보통 하루 삼분의 일을 책상 에서 보낸다. 회사에서 일에 휩싸여 머리아픈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좋아하는 물건을 채워 직장생활의 행복을 더한다. 데스크와 인테리어의 합성어인 신조어 '데스크테리어'가 나온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겠다. 출판사 중 가장 핫한 유튜브 채널인 '민음사 TV' 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문화비 언박싱'이라는 코너는 한번 본 영상을 다시 볼 만큼 좋아한다. 민음사 TV는 민음사 직원들이 직접 등장하는데, '문화비' 라는 명목으로 사내 복지처럼 직원에게 아이템을 선물하고 직접 '언박싱' 하며 소개한다. 지워지는 볼펜, 1리터 넘게 물을 담을 수 있는 물병 등 직장생활의 재미를 더할만한 아이템들이 나오는데 그 코너를 보고나면 슬금슬금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


30대 문구덕후 여성인 나는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지만 미니미니한 잡동사니들을 좋아한다. 그 물건들을 보노라면 '잡동' 이라는 단어에 취소선을 긋고 싶은데, 저마다 책상에서 작은 지분을 차지하면서도 야무지게  역할을 고 있기 때문이다.  


1. 핸드크림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MD's PICK 핸드크림이다. 너무 끈적하지도 않고 촉촉한 느낌이라 손을 씻고 나서 자리에 앉아 가볍게 쓰기 좋다. 내가 바르는 핸드크림은 향은 없지만 핸드크림을 구매할 때 취향에 따라 향을 고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내 통장을 채워주는 월급을 받기 위해, 발가락 보다는 손가락이 열일 하고 있으므로 다른 덴 몰라도 손가락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준다. 그러다보니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와 건조해진 손에 핸드크림을 바르는 것은 마치 시동을 다시 켜는 것과 같은 하나의 루틴이 된다. 어수선한 마음을 정돈한 후 깨끗하고 촉촉해진 손을 마우스와 키보드에 차분히 얹는다.


2. 정신체리 부적

검정색과 하얀색으로 가득한 책상 위에 핑크색 부적을 올려두었다. 물론 종교 상 부적을 좋아하진 않지만 '최고심' 작가의 굿즈인 '정신체리 부적'에는 '정신 차려라'라는 야무진 의미가 담겨 있어 아주 좋아한다. 부적을 보노라면 흑백톤이었던 머릿속에 핑크색 물감 한 방울을 콕 찍어주는 것 처럼 작은 활력을 준다.


3. TO DO 스탬프

문구박람회 때 구매했던 PLUS 사의 TO DO 스탬프이다. 수정테이프 처럼 종이에 붙는 스탬프인데, 나비넥타이를 멘 곰돌이가 'To DO' 라고 쓰여 있는 연두색 표지판을 들고 있는 작은 일러스트가 나온다. 날짜 옆에다가 쓱 한번 그으면 해야 할 일이 많아 지저분해진 다이어리에 생기를 더한다. 곰돌이의 모자와 리본 색깔이 달라져서 하루하루 새로운 마음을 더한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아이템이 있는 데 글이 길어지므로 2부로 나누어서 소개해 보려 한다. 글을 읽고 계신 독자여러분, 장바구니 채울 준비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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