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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o Nov 16. 2019

4. 나의 직장 동료는 유럽 사람입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역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곤욕스러운 일이다. 그저 대화하는 것을 통역하는 것도 어려운데, 기술 용어가 들어간 영어는 이것이 내가 모르는 단어를 말하는 건지 아니면 기술 용어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서 더욱 힘들다.


장비가 들어오고 나서 약 2달에 걸친 설치, 시운전, 트레이닝 기간에 통역은 필수적이다. 아주 가끔은 통역이 필요하지 않은 고객이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통역이 필요했다. 거의 99%는 필요하다고 봐야 한다. 영어 교육률이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있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희한하게도 아직도 우리에게는 영어란 친숙하면서도 어렵고 결코 친해지지 않는다. 아이러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명백한 이유들도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문법의 어순이 크게 다르며 발상의 순서 또한 다르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나는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간다를 영어로 표현하자면 나는 간다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이런 순서이다. 영어로 말하려고 할 때는 두뇌 속에서 문장의 재정렬을 필요로 한다. 영어를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건 유치원 때부터 배우건 간에 영어와 친해지기는 여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본사 엔지니어들이 한국에 올 때마다 나는 그들과 항상 동행을 해야만 했다.

입사한 후 1년 반 동안은 그렇게 쉴 새 없이 한국인지 외국인지 헷갈린 만큼 외국 엔지니어들과 함께 다녔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스피킹이 조금은 늘은 것 같다.


장비가 핀란드에서 오게 되면 핀란드 엔지니어가 왔으며, 이탈리아에서 오게 되면 이탈리아 엔지니어가 왔다. 그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두 나라 사람들은 극명하게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장비라도 계속해서 같은 엔지니어가 오는 경우가 거의 없고, 항상 다른 엔지니어들이 배정되어서 진행되었지 때문에 여러 엔지니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신기해서 만나는 엔지니어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친해졌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자 핀란드와 이탈리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돼서 질문할 것도 없어지게 되었다.


처음 만난 엔지니어는 핀란드 사람들이었다. 두 명이 엔지니어였는데, 한 명은 키가 2미터라고 하였다. 핀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키가 매우 컸다. 평균 남성 키가 180cm 여자는 170cm라고 하였다. 실로 부럽기 그지없는 수치다. Installation engineer들은 힘을 많이 써야 되기 때문에 대부분이 키가 컸다.


친해지다 보니 약간의 시간이 날 때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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