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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재 Jun 05. 2020

#1. 커머스썰 1편. 커머스 진화론

사막의 전쟁터에도 꽃은 핀다. 커머스는 어떻게 진화해나가고 있을까?

페이스북 주가가 전 세계에 드리워진 코로나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유는 페이스북 샵 즉 SNS에 커머스를 결부하여 전자상거래 시장에 제대로 진출해보겠다는 포부를 공고히 했기 때문이다.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높은 벨류에이션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커머스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반영이 되어있다. 왜 이미 잘 나가는 플랫폼 기업들이 피 튀기는 격전지와도 같은 커머스 시장에 부푼 꿈과 출사표를 안고 뛰어드는 것일까? 

로켓에 올라타라더니 진짜 저세상으로 가버린 주식... 


답은 아주 쉽다 (!) 아직 먹을거리가 남았기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모바일 시장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이미 2019년 기준 130조를 넘어섰고 2020년 온라인 침투율은 현 29% 수준에서 더욱 증가하여 35%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아직도 평균 온라인 침투율이 14-15% 수준에서 머물고 있으니 다시 한번 인터넷 강국의 위상을 체감할 수 있는 지표다. 물론 파이가 그동안 빠르게 커지다 보니 국내의 경우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커머스가 매력적인 시장인 이유는 기존에 온라인 커머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유형의 제품 판매를  넘어 콘텐츠, 서비스, 심지어 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B2B의 영역까지 모든 것이 커머스화 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의 여력이 있다는 점이 크다. 또한 국내의 경우 미국의 아마존처럼 이 시장 내에 아직 절대적인 강자가 없는 시장에다가 국내 소비자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로써는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비용과 동시에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신규 진입자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다양한 커머스 혁신 모델로 신선함과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에 커머스 산업 내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트렌드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자면 1) 스토리 2) 경험 3) 신뢰이고 앞으로의 연재 시리즈를 통해 이를 하나하나씩 짚어보고자 한다. 



1) 스토리를 판다.


인간은 호모픽투스

인간을 동물과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이야기이며 스토리를 파는 것은 호모픽투스에게 내재되어있는 본능에 가깝다. 그렇다 보니 스토리는 아주 오래된 인류의 판매기술이고 본질을 전달하는 매개체만 입소문, 방문판매, 신문, TV의 긴 역사를 거쳐 현재는 미디어, 비디오, 라이브, 콘텐츠 커머스로 변화해나가고 있다.


미디어커머스 나도 해볼까?

3-4년 전부터 페이스북, 인스타 등지에서 마약 베개, 힐링 패치 등의 영상이 바이럴 붐을 타면서 스타트업인 블랭크가 매출 1000억을 넘어섰고 미디어 커머스는 파괴적인 마케팅을 통해 기존에 중소기업이 제품의 판로를 찾기 위해서 피눈물을 흘리며 전통채널에 넘겨줘야만 했던 20-35%에 가까운 유통마진을 절약하여 유통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과거의 대행, 대리점의 영역이 주로 채널 판로 확장과 관련된 영업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마케팅과 SCM을 결부하는 영역으로의 변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간상들이 제거되면서 end to end까지의 전반적인 템포가 빨라지고 또 소비자의 즉각적인 수요 변화가 실제 매출인식까지 와 닿는 시간 역시 곱절로 빨라지니 미디어 커머스가 제대로 성공하려면 단순한 마케팅 능력뿐 아니라 ‘데이터 활용'과 ‘유연함'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에스콰이어 기사 이미지 참조, 블랭크 코퍼레이션, 미디어 커머스의 미다스 https://www.esquirekorea.co.kr/article/36874


너도 알고 나도 아는 현시점의 미디어커머스

과열된 미디어 커머스 시장으로 광고비는 오르고 점차 범람하는 자극적인 마케팅에 지치고 제품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피로도를 호소하고 있어, 다음 과제는 단타로 치고 빠지는 제품이 아닌 가성비와 가심비를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고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높은 기준의 제품 선정 및 신뢰를 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과연 누가 이 치열한 미디어 커머스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게 될지 건투를 빈다. 


또 누가누가 잘하나? 

콘텐츠의 힘은 규모의 경제처럼 누적이 될수록 더욱 파워풀해지고 진입장벽이 높아지기에 기존의 이베이, 쿠팡 등 자본력으로 무장한 대형 플레이어가 제공하는 가격, 배송 서비스와 같은 부분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카테고리 서비스에서 많이 차용되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에서 이를 성공적으로 실천해나가고 있는 기업은 29cm와 오늘의 집을 꼽을 수 있는데 두 기업 모두 버티컬 중개 플랫폼의 역할에서 콘텐츠에 중점을 두어 신규 로열 유저를 빠르게 확보하며 성장을 거듭해나가고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면 29cm의 경우 상품 및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에 기반한 하이앤드 브랜딩을 통해 차별을 만들기 쉽지 않은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 시각적 그리고 ‘갬성적’으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29cm 사이트에 접속하면 마치 아주 잘 큐레이션 된 브랜드 매거진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실제로 커머스에서 중요하게 트랙킹 하는 메트릭 중 하나인 방문당 체류시간은 15분을 넘어간다고 한다. 29CM는 과거 잡지의 영역을 모바일로 구현하며 잡지에서 할 수 없었던 구매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는 퍼널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집은 무신사가 그러했듯 콘텐츠로 시작하여 커머스로 발전하고 있는 플랫폼이며 빠른 속도로 불모지와도 같았던 온라인 인테리어 카테고리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이 서비스에서 놀라운 점은 집이라는 본인의 프라이빗한 공간을 온라인 집들이를 통해 만천하에 공개하는 콘텐츠를 어떠한 강제성도 없이 다수의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올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무궁무진하게 쌓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신규 유저를 락인시킬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커머스로까지 전환시키는 여정을 앱 내에서 구현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원하는 것을 최저가로 사고 빠르게 빠져나가고 싶어 하는 고객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으나, 단기적인 수익의 관점보다는 락인된 유저의 로열티에 기반한 LTV(Lifetime Value)에 포커스 하여 롱런하는 브랜드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어떤 다양한 커머스 서비스가 경험과 신뢰에 기반하여 성장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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