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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식이 삼촌 Sep 04. 2024

고물과 보물 사이

언젠가 KBS 인간극장에서 다뤘던 부제입니다.

고물(古物) 취급을 당하는 것들이 주인을 잘 만나면 보물(寶物)이 됩니다. 오래되어 헐고 낡아 많은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물건들을 수집하고 활용하여 이른 바 환골탈태(換骨奪胎) 하여 새로 거듭난 물건들을 말합니다.     


이렇듯 우리네 인생사 역시 마음을 잘 다스리고 지혜롭게 나아가면 고물 인생이 보물 인생으로 바뀔 수도 있고 그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오랜 세월 서러움을 면할 수 없는 고물 인생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불행이나 고통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아니 민감하지 않다는 말보다 어쩌면 자기밖에 모른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지 싶습니다. 거기서 좀 나아가면 자기 가족, 형제, 친인척 정도는 조금의 관심과 연민을 가지려는 정도라 생각됩니다.      


고물 같은 내 인생!

고물 같은 내 미래!

이렇게 여겨져 사는 게 하루하루 버겁고 힘겨우 니까? 출근도, 승진 누락도, 상관 눈치 보는 것도 모든 게 지긋지긋하고 괴로우십니까?     

고물 같은 나를 보물로 만들어주는 이는 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아닙니다.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당신이 삶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참을 수 있는 선에서 참고 정도를 넘어서면 야무지게 따져 물어야 하고 눈치 보는 선에서 융통성과 조화를 생각하고 입과 귀를 알량한 힘으로 틀어막게 하면 당당하게 할 말을 하고 나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의를 갖추고 대화하고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나도 예의와 배려로, 앞뒤 구분도 하지 못하고 예의 없이 함부로 하는 무례한 자에게는 똑같이 대해줘야 합니다.   

  

고물 같은 삶이 보물 같은 삶으로 바뀌려면 나의 생각, 소신, 분별을 가져야 합니다.

이래서 말 못하고 저래서 고개 숙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면 평생 고물 같은 스스로를 한탄하고 울먹여가며 아까운 세월만 보내게 됩니다.     


교수가 되어서 학생들이나 조교들에게 함부로 한 적은 없는지요? 팀장이 되어서 팀원들의 고충과 애환을 모른 척 하지는 않습니까?

부서장이고 책임자가 되어서 무슨 일만 생기면 힘없는 담당에게만 책임을 떠넘기지 않습니까?

하물며 총장 이사장이 되어서 학교 구성원에게 시켜야 할 것과 시키면 안 될 것을 구분하지 못한 적은 또 없습니까?     

      

님비현상은 Not in my backyard 의 줄임말 입니다. 내 뒷마당은 절대 안 돼, 즉 어떤 공공의 이익도 나에게 작은 불편을 끼치는 걸 용납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즉 네가 아프건 말건 나만 손해 보지 않으면 된다는 말이고 어떤 쟁점과 혼란에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주의의 정점이라고 보면 됩니다.     


세월이 많이 변했습니다. 힘 좀 있다고 함부로 하다가 큰 코 다칩니다.  가진 게 많다고 업신여 고 거만하게 굴고 설쳐대면 반드시 그 댓가를 치릅니다. 허나 현실은 아직도 첩첩산중입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차분히 돌아보시 기 바랍니다. 


나는 좋자고 한 말이고 친해서 시킨 심부름이고 그 정도는 이해할거라 그랬는데, 역지사지(易地思之) 해 보시면 답이 훤히 보입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시면 때로는 낯이 뜨겁도록 부끄러운 적도 있을 것입니다.   

  

직책에 구분은 있어도 인권에는 구분이 없습 니다. 총장도 처장도 교수도 선생도 학생도 미화원도 모두에게 존엄한 인권은 똑같습니다.


자! 이제 고물인 줄 알았던 나를 보물같이 아끼고 격려하며 살아가 보는 겁니다.  

움츠린 어깨를 펴고 고개를 들고 겁먹은 두 눈 대신 환하고 당당하게 웃으며 살아갑시다.     


사람 사는 세상, 이게 정상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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