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씽크 3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로다 Sep 29. 2020

나혼산에서만 볼 수 있는
헨리 갭 차이 모음.zip

[ 천재음악가 vs 3얼간이 ]

 2013년부터 지금까지 성황리에 방영을 이어오고 있는 MBC 대표 예능, <나혼자산다>. 나혼자산다는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담는 프로그램인 만큼 연예인들의 일상을 속속들이 보여주고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관찰형 예능이다. 그렇다 보니 평소의 모습은 일할 때의 모습과 정말 다르기도 하고 독특하기도 한데 수많은 출연자 중에서도 가장 큰 갭 차이를 보여주는 출연자가 있었다. 바로 시청자들에게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둥이 헨리! 오늘은 <나혼산>에서만 볼 수 있는 헨리의 반전매력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다.



[ 3얼간이 폴더 1. 강렬한 첫 출연 ]
녹화 첫날부터 남달랐던 헨리 : 이때부터 알아봤던 예능 흥행 신화

 헨리는 나혼자산다에 처음 모습을 비춘 날부터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TV를 보면서 한 번도 이런 막무가내 캐릭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인사를 하는데 갑자기 호버보드를 타고 들어와서 스핀을 하지 않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서 너무 좋다면서 옆의 나래와 혜진의 의자를 돌려버리지를 않나.. 정말 독특한 캐릭터의 등장이었다. 이러한 헨리의 모습은 사실 나혼자산다의 프로그램 특성 덕분에 여실히 드러나게 된 것이다.


 특별하게 세트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편집실에서 의자만 두고 무지개 회원들과 토크를 이어나가기 때문에 아주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이 진행된다. 다른 여타 예능이었다면 헨리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장소적, 여건적 제약이 있었을 텐데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나혼자산다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무지개 회원들과의 거리낌 없는 토크 호흡이 헨리로 하여금 편안한 모습을 자아내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이렇게 스스럼없이 시작된 첫 만남을 넘어 헨리의 일상은 더욱 숨김이 없었다.


 아무래도 천재음악가라는 타이틀이 있어 고급지고 고상할 것 같았던 그의 일상은 예상과는 다르게 많이 소탈한 모습이었다. 보통 촬영이 있다고 하면 아무리 리얼리티 예능이라도 청소는 하기 마련인데 청소도 되어있지 않은 원래 모습 그대로의 일상을 보여준 헨리. 게다가 용변을 보면서 자신의 지인에게 영상통화를 하던 장면은 정말 잊히지 않는다. 스타의 집과 하루 일상 전체를 모두 카메라에 담아 세상에 알리는 예능 자체가 신선한 패러다임으로 다가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나혼자산다지만 이 정도로 사실적인 회차는 오랜만이었다. 


 헨리가 나혼자산다에 나온 이후로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도 ‘이 예능은 정말 리얼이구나?’하면서 더욱 친근함을 느끼게 되었고 헨리도 더욱 가감 없이 자신을 온전히 보여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때 당시에 예능 신예로 떠오르는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헨리가 예능에 대한 부담감을 덜면서도 재밌게 촬영할 수 있던 것은 나혼자산다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정말 평소 그대로의 자신을 온전히 보여준 헨리는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으며 나혼자산다에 정착하게 되었다.



[ 천재음악가 폴더 1. 루프 스테이션 ]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홈 콘서트 :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갭 차이

 바로 위에서 보여준 얼간이(?) 같은 첫 모습과 함께 헨리는 천재음악가다운 모습을 동일한 회차에 보여주는데.. 바로 루프 스테이션을 이용한 일인다역 음악 ‘Uptown punk’를 만드는 장면이다. 루프 스테이션은 여러 사운드를 연속적으로 녹음하고 한 번에 재생해서 소리를 쌓는 방식인데, 헨리의 특기인 바이올린, 피아노를 포함해서 허밍, 보컬까지 함께 쌓아 완벽한 음악을 만들어 냈다. 헨리의 음악적 재능을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 관객도 없는 집에서 큰 힘 들이지 않고 멋진 콘서트를 열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는 사실은 나혼자산다에 나온 이후로 더 큰 이슈가 되었다.


 아무래도 예능의 파급력이 크다 보니 생소한 루프 스테이션을 다루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관심을 가졌고, 헨리는 이때 이후로 루프 스테이션 공연을 자주 많은 곳에서 선보이게 되었다. 예능의 순기능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다른 예능에서는 여러 악기와 장비를 구비하기 어려우므로 보여줄 수 없었겠지만 나혼자산다에서는 헨리 집이 곧 촬영장이 되니까 가장 자연스럽게 연주장면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이 장면의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현재까지 191만 회를 넘어설 정도니 말 다 했다.


 최근 회차에서는 유리컵과 젓가락, 자전거 벨, 쓰레기통을 이용한 루프 스테이션 버전 ‘Bad guy’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더 발전한 헨리의 모습을 예능 속에서 녹여내기도 했다. 저번에는 여러 악기와 몸을 이용해서 소리를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주변의 여러 소품을 이용해서 풍부한 소리를 만들었다. 준비과정부터 음을 쌓는 장면 하나하나, 게다가 실수하는 장면까지도 재밌게 편집해서 헨리만을 위한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낸 나혼자산다의 이 장면 또한 많은 사람에게 찬사를 받은 클립 중 하나가 되었다.



[ 3얼간이 폴더 2. 사랑니.. 아팡ㅠㅠ ]
예능 최초 묵언 수행 방송 : 조용히 시끄러운 헨리의 귀여운 순간

 헨리가 치과에서 사랑니를 뽑았다. 이 과정을 방송에서 곧이곧대로 보여줬는데 심지어는 진짜 뽑는 장면과 뽑힌 치아까지 보여줬다. 연예인이 사랑니 뽑는 장면을 언제 어디서 이렇게 생생하게 볼 수 있을까 싶어서 한편으로는 내가 헨리의 치과에 따라간 것만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친구랑 같이 치과를 가도 이 정도로 가까이서 그 장면을 보지는 못하는데 진짜 리얼하게 다 볼 수 있었다..! 치아를 뽑을 때는 발을 들썩이기도 하고 아파서 왼손을 올리기도 하는데, 현실감 가득한 모습에 헨리와의 내적 친밀감이 마구 샘솟는 느낌이었다. 뽑은 후에는 볼이 퉁퉁 부어서 필담으로 인터뷰를 나누는 장면까지 있는데, 너무 귀여운 데다가 사랑니 뽑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공감되는 모습이라 요즘까지도 예능 캡처 사진이 발치 공감짤로 요긴하게 쓰인다.


 발치후에는 식힌 죽만 먹으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헨리는 매니저에게 죽에 바람을 불어 달라고 하는데 여기서 웃음 포인트는 매니저가 잘못 알아듣고 바람 대신 귀엽게 기를 불어 넣어 준다. (ㅋㅋㅋㅋㅋ) 헨리나 매니저나 정말 귀엽고 얼간이 같은 매력이 돋보이는 회차였다.



[ 천재음악가 폴더 2. 즉흥 작곡 · 즉흥 연주 ]
웹툰 ‘회춘’ 속 BGM 만들기 : 기안84도 보는 우리도 100% 대만족!

 기안84는 신작 웹툰 ‘회춘’에 들어갈 BGM을 헨리에게 요청하게 되고 헨리도 이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곡 작업에 돌입한다. 헨리가 웹툰의 전반적 분위기에 맞게 즉각적으로 음을 작곡하자 모든 패널이 놀란다. 게다가 그 선율 위에 정해진 음 없이 기안의 지휘(?)에 따라 바이올린을 켜 멋진 곡 한 편을 만들어 냈다. 사실 헨리와 나혼자산다가 함께 흥행하게 된 시작점이 바로 ‘세 얼간이’ 포지션을 만들어 낸 때였는데, 큰 접점이 없던 웹툰 작가 기안84와 배우 이시언, 가수 헨리가 나혼자산다에서 만나고부터 그 셋의 케미가 정말 굉장했다. 혼자 살다 보니 외로울 수밖에 없던 연예인들이 무지개 회원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만나게 되니까 정말 가족처럼 형·동생 하는 사이가 되었고 보는 사람들도 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재밌고 흐뭇하게 느껴지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렇게 패널들끼리 너무 친하게 지내기 시작하면서 동호회나 행사를 여는 회차가 많아지자 1인 가구 관찰 프로그램이라는 기존의 취지와는 달라졌다는 원성을 듣기도 했지만, 그 취지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친목적 성격의 모임도 가끔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스타의 일상도 어찌 보면 한 사람의 삶이니 단조롭거나 순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너무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모습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헨리를 포함한 출연진들끼리 가족 같은 모습, 또 취미와 직업적 능력을 함께 공유하는 모습을 보면서 간접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 얼간이들끼리의 케미를 응원하며 그 속에서 헨리의 반전매력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방송에서도 알 수 있듯이 헨리는 귀엽고 바보 같은 모습도, 작업에 몰두해 진지한 모습도 있는 다방면으로 갭 차이가 참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런 모습은 자유로운 예능 콘텐츠 내에서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혼자산다에서 헨리를 캐스팅한 것이 정말 혜안이었다고 느꼈다. 헨리와 <나혼산>을 응원하는 팬의 입장에서 앞으로도 솔직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과 다른 연예인들이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헨리만의 음악적 능력을 나혼자산다를 통해 더 발산해줬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 구해줘 홈즈 73회 ‘1억 원대 1인 가구 집 찾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