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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도연 Feb 01. 2023

동방박사들의 방문

그림으로 성경읽기 3


성경: 마태오 2,1-12 동방 박사들의 방문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성서에서 나오는 동방박사들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요? 구약의 다니엘서에서 "임금은 자기 꿈을 풀이해 줄 요술사, 주술사, 마술사, 점성가들을 불러오라고 분부하였다.(다니엘 2,2)"라고 나오는데요. 동방의 현자들, 천문학에 능한 학자들을 의미한다고 해요. 당시 별을 읽는 능력을 사람들은 신비롭게 바라보았기에 박사라고 불리고 왕과도 같은 권력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어요. 


지혜로운 현인들이 별을 따라 도착한 곳은 어디일까요? 유다인의 임금을 경배하기 위해 별빛을 따라 도착한 곳은 예루살렘의 허름한 마구간. 그림에서 동방박사들을 보통 3명으로 표현하는데 선물의 종류가 3가지여서 오랫동안 그렇게 표현되어 왔어요. 3명은 노인 카스파르, 장년 멜키오르, 청년 발타사르로 각기 다른 연령대일 뿐 아니라, 출신지역 및 인종도 다르게 표현이 되어 있어요. 세대를 넘어, 지역적인 경계를 넘어 인류전체의 우리 인간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에요. 아기 예수님은 바로 인류 전체의 왕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그들이 들고 왔던 3가지 선물 황금, 유향, 몰약은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황금은 왕권을 상징하는 것으로 "당신의 우리의 왕이십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림에서 황금을 드리는 이가 나이가 많은 노인임에도 아기 예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정중히 선물을 전달하고 있어요.

유향은 제사 때 바치는 향료 중에서 가장 값비싼 향료로, 대제사장이 제사를 지낼 때 쓰이는 것이에요. 말하자면 예수님은 우리 가운데 대제사장으로 오신 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에요. 

마지막으로 몰약은 시체의 부패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요. 예수님의 죽음을 상징함과 동시에 썩지 않는 방부제처럼 예수님의 영원성을 상징하는 것이죠. 또한 몰약이 과거에는 상처를 치유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인간의 병을 치유해 주는 역할을 하러 오신 예수님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림 속 허름한 마구간, 허물어진 건물들은 이제 구약의 시대는 끝나고 아기예수님의 탄생으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해요. 새로움의 시작에 예수님의 탄생이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거예요. 그 탄생의 장소가 아무래도 마굿간다보니 그림 뒤편으로 소나 당나귀 같은 가축들이 자주 등장하고요, 별이나 천사가 동방박사가 그들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배경이 되는 허름한 마구간과 대비되게 동방박사들은 그들의 지위나 권력이 드러나게 화려하게 표현되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들의 권력이나 지혜도 아기 예수님 앞에서는 자신을 낮추고 모자를 벗은 채 아기 예수님 앞에서 경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그림 1> Adoration of the Magi, Gentile da Fabriano, 1423, Uffizi, Florence


<그림 2> Monforte AltarpieceHugo van der Goes, 1470, GemäldegalerieBerlin


<그림 3> Adoration of the Magi, Albrecht Dürer, 1504, Uffizim Florence

<그림 4> Adoration of the Kings, Bruegel, 1564, National Gallery, London



별을 따라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삶이 어딘가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라면, 그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요. 확신이 없고 불안할 때, 까만 밤 등대 불빛처럼 '이쪽이야'라고 말해주는 삶의 좌표가 필요하잖아요. 그게 동방박사들이 따라갔던 별이지 않을까요. 지금 어두운 터널 같은 힘든 시기일지라도, 저 끝에 빛나는 무언가를 보고 '이 길이 맞는구나'라는 확신이 들 때는 좀 더디게 가더라도 별이 있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하늘을 올려다보고 별을 찾는 것은 지저분한 마구간 같은 내 마음속에 빛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겠죠. 별을 따라 머나먼 여정을 이어 온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만나 기뻐했듯, 우리 모두에게 그러한 순간들이 오기를 바라 봅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마태 1,10)


          

<그림 5> Adoration of the Magi, Rubens, 1524,  Royal Museum of Fine Arts Antwerp, Antwerp

<그림 6> Adoration of the Magi, Diego Velázquez, 1619, Pr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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