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성경읽기 6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곧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이어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세례자 요한이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실 것을 예고하고 난 뒤, 예수님께서 요한을 찾아오시어 세례를 받으세요. 왜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을까요?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어요. 하나는, 예수님께서 요한이 베푸는 '세례'라는 상징 행위에 참여함으로써 그를 인정하고 지지하시는 것이에요. 또 하나는 연대성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죄가 없는 분이셨지만, 죄의 용서가 필요한 인간 존재와 연대하기 위해 함께 세례를 받은 것이라고 해요. '세례'라는 행위를 통해서 연대함과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인성' 또한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을 따라>_성서와 함께 참고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그림을 보면 특징들을 금세 알 수 있어요. 요르단 강을 배경으로 하고, 성경에 기록된 대로 낙타털옷을 입고 있는 세례자 요한이 바가지에 물을 담아 예수님 머리 위에 세례를 베풀고 있어요. 하늘에 계신 성부와 그리고 예수님 성자, 하얀 비둘기로 대신한 성령의 '성삼위일체'가 그림에서 잘 표현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 순간을 축복하는 천사들과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제자들 내지는 세례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배경으로 등장해요.
'물'은 죄를 깨끗이 씻어낸다는 것으로 '정화'의 의미를 갖고 있어요.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 성령이 내려오고,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하늘의 소리가 들려와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신원을 밝히시는 순간'이에요.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 치러지는 세례 예식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앞으로 자신이 걸어가야 할 수난의 길도 함께 시작된다는 것을 분명 알고 계셨겠지요. 우리 또한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라는 신분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동시에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을 알고 걸어야 함을 함께 생각하게 됩니다.
그림 속 예수님은 모든 사명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겸손함의 자세를 취하고 계세요. 신앙인으로서 과연 나는 어디에 있는지, 나의 길에 순명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Baptism of Christ, Giovanni Bellini, 1500-1502, Chiesa di Santa Corona
Baptism of Christ, El Greco, 1608-14, Hospital de Tavera, Tole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