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사람이 연인이 될 확률

인연은 다르지만 연인은 닮는다.

by NaeilR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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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 살다 보면 가끔 진짜 닮은 커플을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닮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닮았다는 게 정말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 닮은 사람끼리 연인이 될 확률

"전체 연인의 몇 %가 서로 닮았을까?"와 관련된 연구는 아직 없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꽤 높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통계적으로 커플의 얼굴은 자주 닮는다고 하는데 이는 "유유상종", "유사 짝짓기" 등의 개념과 연결된다. 사람들은 키, 학력, 가치관뿐 아니라 외모와 매력 수준이 비슷한 사람과 잘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객관적인 양적연구는 아직 없지만 심리학이나 사회학에서는 유사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


그중 하나가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타인의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개인의 능률과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그리스 신화 속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여인 조각상을 진심으로 사랑하자, 신이 그 조각상을 실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이 개념을 적용해 보자.


첫 번째는 호감강화다. 사람들은 나와 닮았다고 느끼는 순간 긍정적 기대가 자동으로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 기대는 더 친절하게 대하고, 더 안정적으로 반응하고, 더 호감을 표시하고, 더 쉽게 마음을 열어 관계가 실제로 좋아지는 방향으로 행동을 변화시킨다. 닮았다는 사실 자체보다 닮았다고 느끼면서 생기는 기대가 커플이 될 수 있는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안정감이다. 자기와 닮은 외모는 익숙함을 주기 때문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의외로 잘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무의식적 확신을 증가시켜 자기실현적 예언 즉 피그말리온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 닮았다고 다 연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와 닮았기 때문에 호감이 생길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나와 닮음이 불편함과 거부감으로 작동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자신의 약점, 콤플렉스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상대라면 더 그럴 것이다. 내가 피하고 싶은 나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자꾸 연상된다면 이는 매우 부정적인 신호다. 그때는 오히려 자기 인식의 거울이 되어 오히려 불편함을 더 유발한다.


그런 경우도 있다. 나르시시즘적 상처의 형태인데 나처럼 생긴 사람이 나보다 더 잘난 것처럼 보일 때, 그때는 오히려 질투나 적대감이 생기게 되며 그 대상에 대한 불쾌감으로 인한 회피관계가 형성된다.


또 다른 경우는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구"로 발생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와 정반대인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기와 닮은 사람은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어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


□ 중요한 건 닮아가려는 마음이지 않을까?

닮은 사람들이 연인이 될 확률은 어쩌면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닮았느냐가 아니라 서로를 향해 얼마나 닮아가려고 노력하느냐에 대한 마음가짐일 것이다.


좋아하는 음식이 달라도 서로의 취향을 존중할 수 있는지, 말하는 방식이 달라도 서로의 표현방식을 이해하려 하는지, 살아온 환경이 달라도 서로의 과거를 존중해 줄 수 있는지 등등 이런 것들이 쌓일 때 사람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서로 닮아갈 수밖에 없다.


나와 그녀는 사람들이 부녀관계로 오해하곤 했다. 식당에서 마트에서 우리는 종종 사이좋은 아빠와 딸로 여겨진다. 그만큼 서로 닮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닮음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일 것이다.


난 그녀와 닮아가는 게 너무 좋다. 다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어떨까?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사실 나와 그녀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하지만 우리가 2년 넘게 크게 싸우지 않고 아직까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스쳐도 그만이었을 인연을 연인으로 발전시키고 서로 노력하며 함께 쌓아가는 시간,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과 서로를 향한 이해가 우리를 참 많이 닮아지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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