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를 보내며

by 여등

두꺼비를 보내며




동거했던 두꺼비

로또가 당첨되면 세상의 모든 시를 사서

허물어진 몸에 박힌 빗장을 열어주고

매끈한 시어로 도배를 해 주마 호언장담하더니

어지러운 한낮

경운기에 치여 저승길로 갔다고

보드라운 바람에 소문만 날아왔어요

하고많은 어제 중에 하나인 오늘에 이르러

누런 잎 하나 부고로 띄우고

팔자가 기구해서 울지도 않았어요

날벌레 키우며 구석구석 살자더니

가는 것이야 가는 이 맘이지만

내 몸에 휘갈긴 병든 시 한 줄은 어찌할까요

매캐한 바람만 오락가락하여

눈꼬리가 시큰하네요


빈병을 따라가다

신작로에 이르러

척추마저 길로 내주시고 님은 갔습니다.라고 조문을 씁니다

너털너털 웃으며 가는 길에

목단꽃그늘은 내 마음인 듯 쉬어 가셔요

미련에 갇히어 오도 가도 못할까

긴 마음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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