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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 봄을 약속한 [미나리]

매년 찾아오는 제철음식 미나리처럼 푸르고 생기 넘치는 모습 속에서,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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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 들린 네거리

피할수 없던 술자리

직장 얘기에 막걸리

서로 나누는 넋두리

전화 너머로 잔소리

미안한 마음 괜시리

고단한 하루 제자리

봄을 약속한 미나리

퇴근 후, 친구들과 함께 네거리에 들렸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만나는 이 순간은, 늘 피할 수 없던 술자리로 이어진다. 오늘은 막걸리에 파전, 그리고 싱싱한 미나리. 잔을 기울이며 직장 얘기를 나누고, 서로의 고단함을 풀어내는 넋두리로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그런데, 집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온다. "또 술 먹냐?"라는 잔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미안한 마음이 괜시리 스쳐 지나간다. 이럴 때면, 일상의 소소한 부담과 함께 내 마음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고단한 하루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결국 나는 평범한 제자리로 돌아간다. 봄날에 어김없이 만난 미나리, 봄을 약속한 그 풋풋한 모습이 내 인생에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매년 찾아오는 제철음식 미나리처럼 푸르고 생기 넘치는 모습 속에서, 나도 언제든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내 인생의 봄을 기약하며, 직장인으로서의 하루하루 속에서도 나만의 풋풋함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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