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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냐파냐 Aug 10. 2023

마음이 먼저일까? 행동이 먼저일까?

데일카네기 교육을 수료했다. 


총 9주동안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었나? 라고 떠올려보면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남들은 이 교육이 인생을 바꾸는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하던데..

나는 왜 그저 그랬을까?


첫 날 교육에서 갔을 때 실망했던 마음이 큰 것 같다. 

그 날 퇴근하고 교육 장소에 거의 다 도착을 했을 때, 회사에서 갑자기 한 멤버가 너무 힘들어하며 전화를 했다. 그 친구 이야기를 들어주느라고 수업에 조금 늦기도 했고, 약간 마음이 조급했던 것도 있었다. 


그런 영향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첫 날 교육의 느낌과 분위기가 너무 어색하고 인위적이었다. 


데일카네기 교육은 거의 100년이 넘은 리더십, 인간관계와 관련된 교육이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만큼 매 순간 의미부여를 해주고, 상도 많이 주고 수료증도 의미있게 전달해준다. 

그래서 그런지 교육 내용이 새롭기 보다는 약간 진부했다. 


어디서 들어본 내용이 많았다. 물론 데일카네기 교육이 원조이겠지만, 

원조인만큼 새로운 것이 없었다. 


진부한 내용을 새롭고 재미있게 진정성있게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비난하지 마세요. 불평하지 마세요. 경청하세요. 칭찬하세요. 명령하지 말고 질문하세요. 등등

데일카네기의 원칙들을 배우는데, 오글거리고 어색했다...ㅎㅎ


물론 오글거리는 와중에도 그 내용 자체가 주는 긍정적인 힘이 있었다. 

상대방을 칭찬해보는 연습, 나의 강점을 이야기해보는 경험, 나의 어린시절 감동적이었던 이야기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뻔한 원칙들이 주는 그 자체로 주는 의미가 있었다. 


어색하고 오글거리는 [마음]이 들지만, 그 [마음과 감정]을 무시하고 

억지로라도 웃으면서 "비난 비판 불평하지 마세요" "이름을 불러주세요" "미소를 지으세요" 라고 말하고 행동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서 웃음이 나온다. 


좋아진 기분을 스스로 인식이 되면, '아차 나 기분이 안 좋았는데..'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면서

갑자기 현타가 온다.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ㅎㅎ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뇌를 스스로 속일 수 있다고 한다. 

자신감이 없을 때에도 마치 내가 스스로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처럼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으면

나의 뇌는 내가 정말로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착각해서 없던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어깨를 펴는 [행동]을 하면 내 [마음]이 실제로 자신감이 있어진다. 


사실 어깨를 펴는 [행동]을 통해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을 알지만..

데일카네기 수업을 들으면서 나는 부정적인 마음을 바꾸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마치 '마음만 먹으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교육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 대신 그냥 비판하는 마음으로 한 주 한 주를 보냈던 것 같다. 


그렇게 9주간의 교육이 끝나고 나니

드디어 끝났다! 라는 해방감과 동시에 아쉬움도 남는 것 같다. 


삶의 다른 많은 우선순위들이 있었기 때문에 교육에 열심을 다하지 못했다는 위로를 하며 일단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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