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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Dec 11. 2023

걱정 마. 넌 이미 준비가 되었어.

가끔은 사회에 나가기가 두려운 마음이 든다면

하이호이호이호~~ 사랑하는 윰!


오늘부터 1일이야. 내가 너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편지를 쓰기로 했어. 놀랐지? 하하하하.

너의 완벽한 독립인생을 응원하는 엄마의 수다야.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커서 2024년이면 사회인이 되는구나? 믿어지지가 않는다. 대학생이 되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더 바빠지는 너를 보면서 안도의 마음도 들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또 실감이 나서 아쉬운 마음도 엄청 많이 들었어.


어느새 주말에 함께 쇼핑을 하거나 맛있는 것을 사 먹는 소소한 일들이 한 달 전부터 미리 시간을 맞추고 계획을 해야 가능한 특별한 일들이 되어 가고 있더라고. 마주 앉아서 대화를 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 너는 집을 떠나서 독립을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서 진짜 독립된 인생을 살아가게 될 너에게 엄마가 꼭 해 주고 싶은 말들을 글로 남기려고 해. 이 글은 아마도 아주 길고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거든. 론 엄마의 말이 다 맞는 말은 아니고 나보다 더 현명한 너이니까 스스로 잘 알아서 하리라 생각되지만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이니까 부담 없이 잘 들어주고 취할 수 있는 것을 잘 취하면 될 것 같아.


얼마 전에 대학원을 가거나 휴학을 하면 어떨까? 고민을 잠시 해 보았다고 말을 했었지? 친구들이 그런 선택을 많이 한다고. 그래. 요즘은 대학 휴학도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을 많이 하더라. 하지만 그 시간을 염두에 두고 평소에 시간을 허투루 쓰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휴학의 시간 또한 크게 의미 있게 보낼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해. 너는 24시간을 48시간처럼 치열하게 지내왔으니까 너무 염려하지 마. 이미 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까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야.


너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세상에 나오는 그 순간 이미 세상을 상대할 준비가 되어 있었잖아!! 그렇지 않니?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10달 동안 있다가 바깥으로 나올 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엄마에게 주고 또 아기도 엄청난 고통을 스스로 감내하면서 세상에 나오잖아. 생각을 해 봐. 어둡고 따뜻한 엄마 뱃속에서 안전하게 있다가 밖으로 나오려는 몸부림을 치면서 좁은 문을 낑낑거리고 나왔는데 세상은 너무 환하고 처음으로 맡는 바깥공기는 낯설고 차갑고, 엄마와 연결되어 있던 탯줄이 끊어지고 낯선 손길이 너의 엉덩이를 찰싹 때려서 눈을 뜨게 하는 상상도 하지 못한 엄청난 상황이 벌어졌지. 얼마나 당황했을까?

하지만  너는 잘 받아들였어. 아주 장하게도 잘!!!


그리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몸을 뒤집고, 배밀이를 하는 동안 손가락과 발가락에 상처가 나고 피가 나는데도 멈추지 않았어. 얼굴이 빨개지고 숨을 할딱거리면서도 좀 쉬었다 해도 된다고 말을 해도 낑낑거리면서 끝까지 노력했었지. 처음으로 배를 밀면서 움직였을 때 스스로도 뿌듯했는지 얼마나 환하게 웃었는지 모른다. 그 후로 네발로 기어 다니고 두 발로 서고 또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수없이 넘어지고 다치고 또 넘어지고를 반복했지만 너는 포기하지 않았어.


우리는 스스로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아. (물론 여기서 엄마도 예외가 아니야.  요즘 아주 이쪽저쪽으로 방황하느라 힘들다고 너에게 징징거리잖아. 하하)


인간에게 가장 큰 고난은 엄마의 뱃속에서 세상에 나올 때 라고 하더라. 아이들이 새파랗게 질려서 몇 날 며칠을 울어대는 건 그 세상이 너무나 무섭고 낯설어서라고 하더라고. 그 이후에는 아마도 죽을 때까지 그렇게 서럽게 울어댈 일이 없을 거야. 물론 언어를 배우면서 울지 않아도 자기를 표현할 방법을 터득해서 일수도 있지만 처음엔 무서워서 울었을 거라 생각해^^


너는 이미 수없이 많이 넘어지고 다치면서 이 세상에 적응이 완벽하게 된 사람이야. 지금까지는 누군가가 가르쳐 준 길 위를 걸어간 순간이 많았겠지만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터득한 너의 방식으로 너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만 남았어. 출발선에 서 있으면 항상 떨리지. 달리기 할 때도 출발선에만 서면 이상하게 다리가 떨리고, 발표할 때도 단상에만 서면 마음이 콩닥콩닥하고, 여행을 갈 때도 설렘으로 심장이 쿵쿵하잖아. 새로운 것을 마주할 때는 항상 떨리고 긴장되고 그렇더라고.


학생이 아닌 사회인으로 시작하는 너의 2024년은 훨씬 더 떨리고 긴장될 거라 생각해. 가끔은 조금이라도 늦게 사회로 나가고 싶은 마음도 생기겠지. 조금 일찍 또는 조금 늦게 나가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다만... 걱정하지 말고 너는 이미 충분히 많은 어려움을 잘 겪어내고 잘 살아온 사람이라는 걸 믿고 엄마의 배속에서 세상으로 나올 때만큼의 공포스러운 일은 없을 거라는 것을 의심하지 마.


걱정 마! 너는 이미 모든 준비가 되어 있어. 너의 생각을 키우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을 자신 있게 해 나가면 돼. 엄마는 응원수다를 떨면서 너의 뒤에 서 있을게.


오늘부터 일주일에 한편씩 딸의 독립인생을 응원하는 엄마의 수다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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