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봄 Dec 18. 2023

잘 먹고 운동하는 것 그 무엇보다 중요해.

다이어트는 필요없어. 근육적금 가입하자!

하이호이호이호~~~ 윰!!


북극곰도 에취 에취 기침을 할 것 같은 강추위가 갑자기 닥쳐와서 손가락 발가락이 굳어지네. 운동화로 감싸고 있는 발가락도 굳어지는 느낌이 나는 것으로 보아 요즘 서울의 날씨가 너무 차갑긴 한가 봐. 위에 계속 몸을 웅크리고 있으니까 등, 허리, 어깨가 다 아픈데? 하하하하. 너무 할머니 같은 표현인가? 하지만 그게 사실인걸 어떻게 해. 어제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고 추위에 버스 타고 왔다 갔다 했더니 체력이 방전돼서 진짜 너무 힘들더라고. 연말동안 남아있는 여러 가지 모임들을 잘해 내려면 체력이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되었어.  

 

그래서 이번 주 주제는

다이어트 절대 하지 말자. 근육적금 들고 건강하자!!  

이걸로 정했어.

사실은 다이어트가 내 신체의 상태가 정상 범위에 있지 않을 때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긴 해. 아무래도 비만이 되면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니까. 요즘은 너무 기름진 음식, 짜고 단 음식들을 많이 먹어서 소아비만 환자들도 엄청나게 많다고 하니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 다이어트는 평생 필수적인 일이라 생각해.


내가 하지 말라고 말하는 건 안 먹고 굶으면서 무게만 줄이려고 하는 다이어트를 절대 하지 말라는 뜻이야. 너도 곧 사회인이 되면 혼자 지내는 시간도 많아지고 또 저녁 늦게 회식을 하거나 술을 마시게 될 일도 많고 아무래도 불규칙적인 식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겠지. 그리고 또 학생때와는 다른 아름다움의 기준을 갖게 될 수도 있고, 그래서 더 날씬해지고 싶을 수도 있어. 하지만 절대로 굶어가면서 나를 소진시키는 다이어트는 하면 안 돼.


엄마는 대학 다닐 때 친하게 지내던 후배와 딱 한번 다이어트를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다이어트 이름은 당근 바게트 다이어트야. 당근 한 개와 주먹만 한 작은 바게트빵 1개, 자판기 커피 1잔으로 하루를 버티는 거지. 아마도 그때는 더 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을 거야. 이틀하고 나니까 도저히 못하겠더라고.

겨우 이틀이었지만 배가 고프니까 힘이 없고, 수업에 집중도 잘 안되고 졸리기만 하고, 조금 더 마른 체형을 가지는 것이 나에게 뭐 그리 중요한 일인가 싶어서 그만두었어.  


요즘은 건강한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도 많고 근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들도 많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때 비정상적으로 빼빼한 모델이나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그 사람들이 표준인 것처럼 포장을 하며 이야기하니까 너도나도 그런 분위기에 휩싸여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덤벼들었던 때가 있었어. 진짜 아프리카 오지의 사람들처럼 뼈가 앙상하게 나온 여자들을 이쁘다고 칭찬하던 때였는데 그냥 물만 먹고 계속 굶으면서 다이어트하다가 거식증, 폭식증, 영양실조, 빈혈 이런 질병을 얻었다는 이야기들도 많이 들리긴 했어.


너는 지금 20대 초반이니까 정말 좋은 음식을 골고루 많이 먹고 꾸준히 운동을 해서 근육량을 늘리는 게 정말 중요해. 보통의 사람들은 20대부터 30대까지 만들어 놓은 근육으로 계속 살아간다고 보는 게 맞아. 사실 근육은 30대 이후에는 잘 생기지 않는다고 해. 물론 체질에 따라서 나이가 들어서도 근육이 생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극히 드물고, 20대~30대까지 열심히 운동해서 근육량을 늘려놓은 사람들이 그것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지.


엄마는 20대 중반부터 여러 가지 운동들을 많이 했어. 처음 시작은 오래 걷기였고 그 후로는 테니스, 수영, 배드민턴, 탁구, 골프, 등산, 요가 등의 운동을 끊임없이 해 오고 있는 중이지. 항상 체성분 검사를 하면 원래 나이보다 더 젊은 신체나이로 나왔었고, 40대 초반까지만 해도 10살 가까이 어리게 나오기도 했었어.

물론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을 좋아하고,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발목 인대는 많이 헐거워져 있고, 집에는 파스와 맨소래담이 늘 상비약으로 갖추어져 있는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운동을 즐겨했던 덕분에 다른 아픈 곳은 없이 잘 지내왔던 것 같아.


그런데 네가 기숙사 고등학교를 들어가고 본격적으로 혼자서 살아가는 시간이 시작되었는데, 혼자 밥을 해 먹고 제대로 챙겨 먹는 게 그렇게 어렵고 힘들 수가 없었어.  규칙적으로 밥을 안 챙겨 먹고, 끼니를 건너뛰거나 빵이나 누룽지 같이 대체식을 하는 날들이 많아졌지. 먹는 것은 줄어들었고 점점 부실해졌지만 운동하는 양은 줄어들지 않았어. 그러다 보니 내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점점 근육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더라고. 에너지가 부족하니까 근육에 축적되어 있던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었었나 봐.


그리고 2년 전 겨울 난생처음으로 수술을 하게 되면서 급격히 체력이 약해졌지. 스스로 몸을 아꼈어야 했는데 수술을 한다는 것이 몸에 큰 무리가 간다는 생각을 못하고 얼른 직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만 생각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출근해서 일을 한 것이 큰 잘못이었어. 그 후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조금만 힘들면 바로 몸살감기 증상이 나타나고, 예전처럼 힘을 쓰지 못해서 계단을 오를 때도 큰 숨을 쉬는 상태가 되어버렸지. 그렇게 체력이 떨어지니까 점점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지고 생각도 깊이 있게 못하게 되고, 짜증도 많아지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괜히 우울해져서 눈물도 많이 흘리고 여러 가지로 아주 약한 사람이 되어갔어.


걱정이 되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갖 정밀진단을 다 해 보았지. 항상 손발과 배가 차가워서 걱정이 되고 특히나  혈압이 낮아서 영양분이 골고루 전달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걱정된다고 했더니 의사들은 의학서적에 표준이라고 나오는 수치라며 아무 걱정을 할 것이 없다고 했어. 이런 답답한 일이 어디 있을까? 나는 너무 힘이 없고, 기운도 없고 그래서 너무너무 화가 나는데 의학적으로는 모든 것이 다 정상이고 너무 좋은 수치들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어.(혈압, 콜레스테롤, 체지방, 근육량, 대사량 등등)


그럼 나는 왜 기운이 없는 거지? 왜 매일 머리도 지끈거리고 힘도 없고 그런 거지?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는 시간들이 너무 많이 지나갔어.

이러다가 푹 쓰러지기라도 하는 거 아닐까? 유언장을 미리 써 두어야 하나? 나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을 해 보지 못했는데 벌써 이렇게 힘들면 너무 슬픈데... 이런 생각들이 자꾸 들어서 마음이 황폐해져 갔었어.


이렇게 기운이 없으니 일단은 많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평소에 잘 안 먹던 고기도 챙겨 먹고, 고강도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 헬스장에서 중량을 들고 밀어내는 운동을 하러 가서 진짜 절망했었다. 내 몸이 초등학생 수준의 근력도 없는 상태구나라는 것을 느꼈어. 헬스기구의 가장 낮은 단계인 5kg도 제대로 들지도 못하는 상태였어. 그런 몸상태인 줄도 모르고 매일 왜 힘들지 왜 힘들지라는 말만 내뱉고 있었던 거야.


처음에는 5kg 중량도 밀어내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요즘은 40kg까지는 거뜬히 밀어내고 있어. 들어 올리는 근육은 아직도 너무 약해서 10kg 정도도 힘들 때도 있지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좋아지겠지? 그렇게 운동을 시작하고 땀을 흘리고, 밥을 잘 챙겨 먹으면서부터 일상이 훨씬 활기차고 머리도 덜 아프고, 마음도 안정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어. 참 다행이지?


너는 이렇게 몸이 상하는 경험을 절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어야 네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즐겁게 해 나갈 수가 있어. 공부를 하고 싶은데 의자에 앉아 있지를 못하고, 여행을 가고 싶은데 걸어 다니지를 못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데 입맛이 없으면 얼마나 힘들겠어? 상상만으로도 너무 끔찍하지 않니?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진짜 정답이야. 정신력으로 버티고 싶어도 육 제적인 능력이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가 없지. 이건 무조건 정답이라 생각해.


그러니까  다이어트한다고 굶으면서 버티거나 끼니를 대충 때우지 말고, 꼭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하루에 한 번은 챙겨서 먹고, 영양제도 잊지 말고 챙겨 먹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꼭 몸을 건강히 하고 근육을 늘리는 운동을 잊지 말고 꾸준히 해야 해.

 

1년 후에 우리 누가 누가 더 근육량이 많이 증가했는지 한번 비교해 보자.


이전 01화 걱정 마. 넌 이미 준비가 되었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