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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Jun 29. 2024

불확실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

밀리터리 시크릿 06

세상은 온통 불확실한 것 투성이다. 내가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세상의 속도는 나의 노력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화에 발 맞추어 살아가는 유연함과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태도를 갖추는 것 말고는 달리 좋은 방법은 없다.


내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탁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상황에 대응하는 올바른 태도와 대처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런 능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TOOL이 있지만 군에서는 METT를 활용한다. 이것을 활용해서 상황을 판단하고, 최상의 방법을 찾아 실행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상황핀단능력과 대처능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M : mission (임무)

E : Enemy (적)

T : Terrain Troops (가용부대)

T : Time Available (가용시간)


에서 상황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배우는 것이다. 처음에 이 단어들을 들었을 때 꼭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살아가면서 이 툴을 이론으로 배우고 경험으로 익혔다는 것은 아주 큰 무기가 된다. 여러 가지 요소들을 차분히 분석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부여받은 임무, 이미 드러나 있는 적, 가용 자원과 시간 모든 것은 다 주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내가 무슨 판단력과 대응력을 배운다는 것일까?


METT를 잘 인식한다는 것은 올바르게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고, 올바른 목적의식이 있어야 적합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그 인식하는 과정과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체득하게 되는 사고의 틀이 생긴다.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말 그대로 올바른 목적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왜?라는 질문이다. 왜? 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왜 이 일이 필요한지, 임무를 부여하는 사람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일을 시키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임무를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수용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가장 위험한 것은 왜? 하필 나에게?라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이런 태도를 가지게 되면 일을 이해하는 대신 탓하고 원망하는데 더 기운을 쓰게 된다. 그러면 정확하게 일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일의 성과도 저조하게 된다. 솔직히 내 일을 잘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내 업무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을 지시받거나 가끔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조직의 일이라는 것이 칼로 자르듯이 딱딱 잘라지는 것이 아니라서 애매한 공간이 생기는데 그런 경우 임무를 부여하는 사람은 그 일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일을 시키게 된다.      


일의 목적을 이해했다면 다음은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법까지 다 알려주고 그 매뉴얼대로 일을 하는 직급이라면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정확하게 매뉴얼이 정해져 있는 일을 하는 것은 아주 쉽고 간단하다. 이런 일들은 대체로 아이디어가 필요한 일이 아니다. 기계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 어려운 임무란 나의 생각이 들어가는 일이다.  군인이 하는 일이 아주 단순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하위계급의 일은 매뉴얼에 의해 수행하는 일들이 많아서 비교적 단순한 과정이지만 그 상위계급의 업무들은 많은 생각과 검토의 과정이 필요하다.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오류를 찾아내고, 발생한 오류는 수정할 수 있으면 즉시 수정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음번에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피드백 활동을 해야 한다.


비교적 쉬운 임무인 사격훈련을 생각해 보면 훈련을 받는 장병들은 미리 총기를 손질하고, 탄을 수령하고, 사선에 올라가서 지시에 따라 총을 쏘고, 표적을 확인하고, 다시 사선에 올라가서 총을 쏘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된다. 사선에서 통제하는 임무를 받은 간부들은 사격이 끝나면 종료 보고를 하고, 사격을 제대로 못하는 병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사로 밖으로 나와서 대기하는 병력들에게는 사격의 매뉴얼을 교육시키면 된다.     


그렇다면 사격훈련을 계획하는 간부들은 부대 전체의 운영상황을 확인하고, 사격장 관리부대에 사용허가를 받고, 사격훈련과 현장 통제를 할 인원을 결정하고, 탄약을 미리 수령하고, 사격일자의 기상을 판단한 후 이 모든 내용을 계획서에 담아야 한다. 사격장에 가서는 경계병력 배치하고, 간부들의 임무를 다시 확인하고, 응급 상황 발생에 대비해서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인근 병원에 연락체계를 사전에 확인한다.


사격은 대체로 병력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는 훈련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격소리에 깜짝 놀라서 오발을 하기도 하고, 긴장한 나머지 통제에 따르지 않는 인원들도 생긴다.  실탄을 소지하고 훈련하는 것이므로 장병들의 신체, 정신적 여건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이전 기록을 참고해서 우수조와 부진조를 나누어서 조편성을 조정하는 등 변화되는 상황에 따라 계획을 수정하는 일도 고려해야 한다.


훈련이 끝나면 개인별로 사격의 결과를 확인하고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훈련을 추가적으로 시행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세운 계획을 실행하는데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다음 계획을 세울 때 보완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행해야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계획상에 옮겨서 실행하는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제대로 시행되는지 확인하고 문제점은 분석해서 다음 훈련에 반영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나는 계획을 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니 알아서 잘하겠지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가 계획한 것이 정확하게 잘 이행되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올바른 상황판단 - 적절한 방법의 선택 - 오류의 수정

이 세 가지 단계를 계속 반복하면서 나의 대응능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낯설기 때문에 어렵다 느껴지겠지만 자꾸 반복하다 보면 습관처럼 굳어져서 어떤 상황이든지 한눈에 다 그려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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