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4)
무엇을 하든 집중하는 게 관건인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그렇게 말하는 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실전에서는 발휘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물을 마시거나 자리에 일어나 잠시 걷기도 한다. 창 밖도 보고, 찬양도 듣는다. 찬양은 주로 듣는 것만 듣는다. 중학교 때였다. 당시 유행하던 노래를 듣는데, 한 곡만 듣고 있는 나에게 친구가 음악은 그렇게 듣는 게 아니라며, 테이프에 수록된 곡 전체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내 기억으로 테이프 A면과 B면 모두 들었던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어폰을 낄 경우에는 오래 착용하지 못한다. 귀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고, 갑자기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분잡한 느낌이 들어서다. 딱히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른다. 그러다가 시간이 더 지나면, 몸이 피곤해진다. 나에게 최고의 휴식은 먼 산을 바라보는 것이다.
마음이 집중되지 않으면 쉽고 간단한 것도, 반복했기에 익숙한 것도 실수를 저지른다. 설마! 이럴 수가! 말도 안돼! 이미 벌어진 일을 어찌하랴. 집중을 방해하는 건 외부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임을 점점 깨닫는다. 선택한 원인을 타인에게 넘기는 건 금물이다. 선택과 결과가 서로 다를 수도 있다. 결과를 예상하고, 선택하지만 예상밖일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게 인생이 아닌가 싶다. 가끔 나에게서도 선택을 떠 맡기는 모습이 보이는데, 왜 이래야만 하는지 슬퍼진다.(^^) 그 순간 분별을 잃지 않고, 온 힘을 짜내어 나의 선택을 인정하고, 그후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새로운 믿음과 여유로 대처하는 대인의 모습을 갖추었으면 한다.
이러다 보니, 내 마음 관리에도 집중이 필요한 듯하다. 눈이 늘 외부로만 향해 있어서 속을 들여다 볼 시간과 여유가 없는 걸까. 마음을 놓치는 건 한순간이다. 그래도 감사한 건 아내가 많은 격려를 해준다.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던지.(^^) 멈추지 말고, 정진하기를! 파이팅을 외쳐본다. 사람들은 한적하고, 경치가 좋은 곳을 찾아 명상을 하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진다.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위로하고, 마음에 힘을 불어넣는 숭고한 시간일테다.
내 영혼을 어르고 보듬어주며 생기를 주입하는 건 무엇이 있을까. 신의 창조물들을 눈여겨 보자. 글감이 가까이 있듯, 그것도 주변에 있을 것이다. 난 지금 앉아 있는 책상을 좋아한다. 책상은 내 일터다. 키보드는 나의 세상을 표현하는 나의 눈이며 말이고, 행동이다. 작년에 허리가 좋지 않아, 구입한 시디즈 의자는 가끔 달콤한 잠에 취하도록 누워 주니 최고의 의자다. 책상이 나에게는 또 하나의 안식처이고, 고통과 희열을 피할 수 없는 글쓰기 공간이 되어준다. 그러다보면 집중이 다가온다. 거룩한 순화가 일어나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집중하는 힘이 생겨난다. 사랑에 집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덕목에 집중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힘 말이다. 얼마나 길게 갈지가 문제다. 넘어져도 괜찮다. 괜찮다고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니까. 괜찮다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나를 성숙하게 하기에, 난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시, 고귀한 집중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