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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에는 무슨 일을 할까?

공기업 직원의 잡 크래프팅과 100세 인생경력설계

1. 공유 원칙


조직원에게 직장은 행복한 삶의 수단이고 자아실현의 장(場)이다. 그래서 직장인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혹은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직무 재설계를 넘어 잡 크래프팅이 이슈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BRP이나 RPA 혹은 DT 등에도 이런 맥락이 포함되어 있다면 좋겠다. 직장인에게 행복한 일터 만들기는 사장의 역할이지만, 결과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면 이해관계자인 직원 혹은 노조가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시니어 직원 이슈


노령화 조직에서 특히 공기업의 경우 대체적으로 시니어 직원의 업무와 역할에 대한 갈등이 많다.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많은 원인이 있고 다양한 해결 방안이 있겠지만, 시니어 직원에게도 행복한 일터 만들기에는 3가지 방안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조직이 시니어 직원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 제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니어 직원 스스로 자신이 하고 싶은 역할을 찾아 제안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당연히 조직에서도 유익한 것으로 판단 및 선택해야 한다. 시니어 직원이라 하더라도 직장 생활이란 본질적으로 자격증 준비나 고시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희망퇴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첫째 방안은 대체로 실패하고 있고, 셋째 방안은 회사에서 제시하는 희망 퇴직금이 너무 낮으면 현실성이 없다. 반면 둘째 방안에 대해서는 사례가 거의 없다. 


3. 시니어 직원에 의한 "역할 제안" 실행


(1) 직책을 내려놓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역할이 무엇인지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정하면 된다.

회사는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서 선택 여부를 결정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직장 생활이란 자격증 준비나 고시 공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해서 직책자로 선발해서 오랫동안 일을 하다가 어떤 이유에서 직책을 내려놓은 뒤에 후배의 지시에 따라 일하는 것은 사실 상하좌우 모두 편하지 않다.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직책을 내려놓았다고 역량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직책자로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이 많을 것인데, 조직의 틀 속이어서 선택과 실행을 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면 상명하복의 구조에서 살짝 벗어나서 그것들을 실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조직 차원에서 의미 있는 일이며, 개인적으로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사내벤처 혹은 소사장제와도 어울릴 수 있다. 

무엇보다 직책자였다면 직책을 내려놓은 뒤에도 여전히 솔선수범의 자세를 견지해야 하며, 조직의 인사에 실망이나 불만을 갖고 "이제 아무런 일도 안 하겠다"라는 태도를 가지면 안 된다. 그런 시니어 직원이라면 애초에 조직은 직책자의 자질이 없는 직원을 잘못 선발한 것이 되고, 다시는 그런 무능한 자를 직책자로 선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을 해야 한다.


(2) 임금피크는 어떤 의미에서는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역할"이 무엇인지 제시하도록 하면 된다.

임금피크 기간에도 기존의 업무를 연장하는 것이나 혹은 상명하복의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너무 제한적으로 생각한 측면이 있다. 특히 "정년보장형" 임금피크 제도가 연령에 의한 차별 혹은 동일업무 동일임금 원칙에 어긋난다는 등의 문제로 인해 "근로시간 피크제"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면 "새로운 출발" 개념이 더욱 잘 어울린다. 물론 전직지원제도와도 어울린다. 

임금피크 직원의 "새로운 출발" 또한 앞서 직책을 내려놓는 직책자와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선택해야 한다.


4. 회사의 "역할 제안" 선택 기준


시니어 직원의 역할 제안은 일반적인 제안제도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조직원인 시니어 직원의 새로운 출발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며, 나아가 기존의 업무를 벗어난 새로운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예컨대 시니어 직원 혹은 임금피크 직원의 경우 승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 그래서 직책자라면 할 수 없는 "프로모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경영진과 직책자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의 혁신 제안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한 주니어 직원들이 업무 과정에서 생기는 질문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고, 그것들을 wiki로 묶으면 자연스럽게 KMS가 된다.

나아가 만약 시니어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개개인의 암묵지를 형식지로 드러내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 시니어 직원들의 제안을 폭넓게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조직의 리더라면 당연히 직원 모두가 행복한 일터로 만들어야 한다. 단기적으로 성과 달성의 효과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조직의 사회적 자본인 조직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

더구나 시니어 직원은 이제 효용성이 없어진 계륵과 같은 인적자원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많은 경험과 깊은 통찰력을 가진 소중한 지적 자산이다. 그래서 방치해서 떠나보내면 안 된다.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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