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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근속상을 받고

1. 일을 한다는 것


시민혁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다. 왕의 소유물에서 독립된 인격체인 시민으로 신분이 전환되었다.


오늘 국가는 내게 무엇인가? 매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물고기 세 마리를 달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낚싯바늘만 지원해주면 어떻게든 먹고살 길을 스스로 찾아보겠다고 해야 하는가?


조직은 조직원에게 이해관계자로서 관료제를 극복하고 오너십과 셀프 리더십을 갖고 일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유효하려면 직원 스스로가 100세 인생을 위한 경력관리의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


2. 근속상


30년 근속상을 받았다. 한 직장에서 30년을 근무한 결과가 평범한 팀원이라니. 당혹스럽고 부끄러움을 느낀다.


오래전 임원회의에 배석한 자리에서 벽에 게시된 전임 사장들의 사진을 보면서 생각했었다. "저분들은 짧은 3년을 지내면서 무엇을 원했고, 무엇을 남겼으며, 무엇을 얻었을까?" 30년 근속상을 받고 보니 그때의 생각이 되살아난다.


입사한 1991년 그해 7월 창안상을 시작으로 재경부장관상과 한국은행총재상을 포함해 다수의 상을 받았다. 그때 무난한 처세를 했다면 아마 30년 근속상을 받지 못하고, 임원을 거쳐 벌써 퇴직 조치가 되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분명 나는 지금 자만과 교만으로 가득한 어리석고 못난 중년이 되어있을 것이다. 다행히 일찍 승진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현장에서 위를 바라보면서 "저렇게 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라고 안도하곤 했다. 나는 이제 회사 임직원 700명 모두가 나보다 뛰어난 인재라는 자명한 진리를 안다. 참으로 다행이다.  


2년 전 영업팀에 와서 Brilliant 한 후배와 함께하고 있는 지금 나는 행복하다. 30년을 나쁜 마음으로 살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자면 성실한 30년 근속에 대한 포상으로 이런 호사를 누리는 것이 아닐까?


지환님, 아영님, 예은님께 감사드리며, 효주님과 지호님께도 함께했던 날들을 추억하며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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