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참 재밌어...
뜨겁게 사랑했지만 금방 식었다.
한동안 헤드라잇에서 제안받았다며 자랑하던 브런치 글들을 기억한다.
'제안'이란 것이 무언가 있어 보였는지 모른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브런치에서 헤드라잇 제안 관련 글을 많이 보면서 별거 아님에도 한바탕 쓰나미처럼 몰려왔을 때 신생 플랫폼 '헤드라잇'이 부럽진 않았으나, 제안을 받아 들썩이는 브런치 작가들이 부러웠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안을 받고도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그곳을 갈까, 말까. 하는 것으로. 손해 볼 것도 없는 제안을 받고 왜 고민했을까. 자랑대신 그렇게 고민하면 좀 더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던 걸까.
사실 나는 애시당초 헤드라잇 플랫폼에 의문이 있었다. 과연 글튜브가 가능할까. 하는.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많고, 글보다는 영상이 대세인 시대, 서로가 얽혀있는 구조인 그곳이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보였지만 헤드라잇의 백기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아니, 차라리 오래 버텼다고 하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 그만큼 위태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헤드라잇은 창작자 제도를 없애기로 공지했다.
사랑할 땐 요란하고 뜨거웠으나 이별은 조용하다. 제안받았을 때와 달리 헤드라잇에 작별을 고하는 이웃들의 글은 눈에 띄지 않는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열정만으로 세상에 뛰어들었던 청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들에게 준 것 없이 수익이라고 받은 돈이 있기 때문이다.
'수익'을 보고 헤드라잇에 게재했던 글들을 오늘 대부분 삭제했다. 그리고 탈퇴했다.
이런 상황에서 브런치 '응원' 도구가 만들어지면서 브런치 시장 역시 혹독해졌다.
작가들이 그토록 원했던 ' 수익 '을 위해 브런치 생태계가 변하고 있는 것인데
지금 당장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지만 머지않아 방향 은 그렇게 흘러갈 것으로 예측한다.
누군가 그랬다
"글이 플랫폼에길들여진다고"
기사는 기사플랫폼에 길들여지고, 다른 플랫폼들도 성격에 맞춰 글을 기고했으니 그 말도 맞는 것 같다.
특히 헤드라잇글은 헤드라잇에 특성화되어 있어 브런치에 옮겨오지도 못한다.
그곳에서 인기 끌고 수익을 안겨줬던 글은 오직 그곳에서만, 그곳이기에 가능했다.
뜨겁게 사랑했지만 금방 식었다.
이제 헤드라잇에 작별을 고한다. 잠시나마 수익을 안겨주었던 그곳.
수익을 바라면서 헤드라잇 글을 잘 읽지 않았던 내가 무슨 할말이 있을까 싶지만
떠날때는 말이없는걸까
배우 정우성은 말했다. " 배우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서 한국영화 어렵다고 말하는 건 모순이다"
실제로 정우성은 영화관에서 한국영화를 본다고.
" 인간이란 참 재밌어..."라는 타이틀이 너튜브에 마침 보인다.
인간은 변하질 않아... 기회가 다시 주어줘도 똑같은 행동을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