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소의꿈 Apr 02. 2024

평범한 일상, 공포가 되다 <셜록의 아류>

B급감성의 내 맘 데로 리뷰.  

여기, 일상이 공포가 된 8편의 소설이 있다. 바로 <셜록의 아류> 다.  


아찔한 상상력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은 <셜록의 아류>는 <당신이 있어 참 좋다 >

< 달의 아이>를 쓴 최윤석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전작과는 전혀 다른 그로테스크한 질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에 특화된 드라마 PD 답게 글을 읽으면 동시에 영상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문장의 디테일이 살아있다.


평소 초이스라는 필명으로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은 매우 유머러스하고 유쾌해서 이런 소설이 나올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는데 ...


이야기의 모든 시작은 평범한 일상이다. 그런 일상이 변곡점을 그리다 서늘한 반전을 선사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 뒤통수를 완벽하게 친다.  그런 점에서 이야기의 꽃이 <반전>이라는 확실한 서사를 보여주는 작가의 상상력은 이야기 꾼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박정현의 노래 <하비샴의 왈츠>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하비삼의 왈츠>는 시대상을 잘 반영한 정말 기가 막힌 반전이다. 유튜브란 매체가 없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시의성 소설.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욕망과 로망 낭만이 미친 듯 교묘하게 얽혔있지만 결국 인간의 외로움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하비삼의 왈츠>

 

 "저랑 왈츠 한번 추실래요?"


아무도 살지 않는 외딴 산 외딴 숲 외딴집에서 왈츠를 추며 꿈을 꾸듯 혼자 살고 있는 미스터리 한 여자 하비삼. 여자에게 어느 날 수백억의 유산이 남겨진다. 깊은 산속에 혼자 사는 여자에겐 수백억의 유산이 필요해 보이지도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다.  문득문득  영화 <위대한 유산>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결이 다른 오싹한 이야기 <하비삼의 왈츠>. 제목에 유산에 대한 반전이 숨어있다.  과연 왈츠를 출수 있을까? 


중고거래가 불러온 기괴한 한쌍의 이야기 <불로소득>과 읽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해 다음이 궁금했던 < 루돌프에서 만나요>는 뉴스에서 영감을 얻었다는데 옴니버스 연작처럼 인물들이 이어져있다. 미래의 세계관 SF  <얼굴> 등 작가는 어느 작품 하나 그냥 두질 않고 현실을 극대화하며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미친 상상력을 보여준다.  한계가 없어 보이는 작가의 상상력은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이기에 소름이 돋는다.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슷했다는 주인공 현석이 나오는 단편집의 타이틀이자 공포의 결정판  < 셜록의 아류>.  나는 아류를 아듀로 읽고  셜록홈스를 능가하는 한국판 탐정이 나오는 줄 알았다.  


그렇다. 주인공 현석은 홈즈를 능가한다. 능가하다 못해 스스로 신 이 되었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신이 인간과 공존하며 사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하다.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주인공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현실마저 모호해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때 현석을 취조하고 나온 형사가 아들과 통화하는 마지막 씬은 식스센스급이다.


사회가 만들어낸 스릴러 급 스토커의 슬픈 자화상. 한때 총명했던 현석의 이야기 <셜록의 아류>   일류를 꿈꾸는 일그러진 욕망을 잘보여준다 .


작가는 이야기 속 주인공을 멋지게 포장하지 않고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불편한 현실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주인공을 따라간다.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공포를 가장한 외로움은 아닐까.

인간의 욕망과 외로움이 만들어낸 공포 판타지.  단편집 <셜록의 아류>.  주인공들의  다음엔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출판사 이름 정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