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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샌디노트 Jul 06. 2024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도 능력이다



대형병원과 요양 시설의 마스크 의무 착용도 해제되며 우리나라도 진정한 엔데믹(Endemic)을 맞이했다.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간 듯하지만, 비대면 시대에 생겨난 새로운 방식들은 이미 우리 생활 여기저기에 녹아 일상으로 남게 됐다.


그중 가장 큰 부분이 의사소통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이전에는 당연히 대면으로 진행했던 것들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비대면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당근을 통해서 거래를 할 때도, 이전에는 중간지점에서 만나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거래를 했었지만 이제는 비대면 거래가 디폴트가 됐다.


물건을 파는 사람도, 물건을 사는 사람도 그 어색함을 거치지 않는 편리함에 익숙해진 것이다.





이 외에도 재택근무, 비대면 업무 등, 음성보다 텍스트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이로 인한 편리함이 많지만, 불편한 점도 꽤 많다고 생각한다.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할 때는 표정이나 말투를 통해 내 말의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었고, 나 역시 그런 요소들을 통해 대화의 문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즐거운 분위기였다면 미소를 띤 채로 얘기하고, 다시 무거운 이야기라면 진지한 표정을 하며 의도하는 바를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하지만 텍스트로 의사소통을 할 때는 그런 부분에 대한 어필이 어려워진다.






대화는 말, 표정, 말투, 화법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돼있지만, 메시지의 경우 '텍스트' 자체로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끔 의도와 다르게 전달될 때가 있다.


나 역시도 업무를 할 때 구두로 의사소통을 할 때 보다 텍스트(메신저, 메일)로 소통을 할 때가 많다.


어떤 분은 텍스트에도 자신만의 분위기를 실어 넣어 마치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누군가는 ‘대체 어떤 목적으로 물어보는 건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메시지는 왠지 곱씹어 읽게되고, 회신을 주저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OO님, 어제 요청드린 업무 언제까지 가능하실까요"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독촉을 하는 것인지, 정말 단순히 일정을 파악하기 위함인지 알기가 어렵다.


보통 이런 질문은 질문한 사람의 목적에 따라 답변을 달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석은 더욱 어려워진다. 


독촉의 상황이라면 가급적 업무를 빠르게 마칠 수 있는 날을 전달해야하고, 단순히 일정을 파악하는 것이라면 굳이 무리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일정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부가적인 설명을 더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모티콘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직 이모티콘과 친하지 않은 세대, 사람은 이모티콘을 왠지 장난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수단이다. 지금은 전화의 시대가 아니라 텍스트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모티콘은 단순 그림이 아니라, 나의 '온라인 표정'이라고 여길 필요가 있다.


물론 공식문서에 이모티콘을 넣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사회생활을 기본이라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실수는 하지도 않겠지만)


하지만 그렇지 않은, 개인과 개인사이의 의사소통을 하는 상황이라면 이모티콘은 내 텍스트에 감정을 넣어줄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다음의 예시를 살펴보자.


#1. 

A: "안녕하세요"

B: "안녕하세요 �"


#2. 

A: "지혜님"

B: "지혜님 �" 



A는 왠지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접근 방식이라면, B는 대화를 이어가고 싶게 접근한다.


B처럼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왠지 마음이 더 열린채로 소통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의사소통 하는 과정에서 그런 마음을 이끌어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물론 이모티콘도 때를 보며 사용해야 하고, 상대방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이모티콘이 현재 상황과 잘 어울리는 건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업무 관련 메세지를 주고 받을 때, 웃는 모습의 이모티콘이 아닌 강아지, 식물 같은 이모지가 나온다면 상대방은 '뭐지? 장난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대화에 이모티콘을 적절히 활용해서, 나의 상태를 적당히 표현하고 내가 원하는 대화의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도 비대면 시대의 능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대면 사회에서는 인상 좋은 사람에게 말한마디 더 걸어보고 싶은 것 처럼, 비대면 사회에서 나의 메세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얼굴을 보지 못하더라도 서로의 행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 



끝. 




사진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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