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流浪)이라 정했습니다.
딱히 기술이라 할 것 하나 없는 저를 작가로 소개하라는 말에
‘유랑’(流浪)이라는 이름을 올려놓았습니다.
적어보니 제법 마음에 들더군요.
적어보니 제법 그리 살고 싶더군요.
흐를 유(流)에 물결 랑(浪). ‘흘러가는 물결, 유랑(流浪)’
제법 멋진 이름인 것 같습니다.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인생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겠지만,
흘러가다 마주한 모든 곳에 초록*을 남길 수 있다면
위태로운 인생인들 그게 뭐 어떠하겠습니까.
발이 닿는 모든 곳에 생기(生氣)를 남길 수 있다면
손이 닿는 모든 곳에 활기(活氣)를 남길 수 있다면
한 생으로서 그 이상 더 바랄 것도 없겠습니다.
유랑(流浪),
그 큰마음을 이 작은 가슴에 감히 품어 봅니다.
반가웠습니다.
그럼, 이만 저는 또 흘러가 보겠습니다.
*초록
'생명', '초록', '물'.
초록을 남기는 흘러가는 물, 생명을 키우는 흘러가는 물
꿈보다 해몽인 것 같지만, 아무렴 좋은 이름인 거 같습니다. ‘유랑’(流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