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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홍윤 Mar 03. 2023

운명하신 예수 그리스도

조반니 벨리니(Giovanni Bellini)


죽음에 임한 예수님 어머님께 이르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그 제자 요한에게 ‘보라 네 어머니라’ 부탁하시고 (요 19; 26-27) 이어서 자신을 죽이는 자를 위하여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기도하시고 (눅 29;34) 그리고 주님의 나라에 임하실 때 기억해 달라는 강도에게 ‘오늘 네가 너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허락하셨다 (눅 23; 39-43) 그러나 아버지께서 얼굴을 돌리심으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소리 높여 외치셨다 (마27;46, 막 16;34) 드디어 아버지의 뜻을 다 이루시고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그리고 운명하셨다. (눅 23;46)


조반니 벨리니 (1460)

이 <운명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인간의 죄를 다 짊어지고 속죄의 죽음에 대한 참 면목을 보이시고 자는 듯 평화스럽게 운명한 예수님의 시신을 붙들고 비탄에 잠긴 그 어머니 마리아와 제자 요한의 극적인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은 조반니 벨리니(Giovanni Bellini; 1430-1516)의 가장 유명한 작품의 하나로서 1460년경 목판에 템페라로 그린 것이다. 화면 아래쪽 가운데 서명이 들어 있으며,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에 소장되고 있다.


화면 중심에 예수님이 운명하신 후 아직 가시 면류관은 씌운 채 손과 옆구리에 핏자국이 있고, 얼굴은 그 어머니 얼굴과 애무하듯 하고, 지긋이 눈이 감긴 성자의 모습이다. 이를 중심으로 검은 망토와 붉은 옷을 입은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을 부축하며 그 얼굴을 맞대어 혈육의 어머니로서 끊을 수 없는 아들에 대한 사랑의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표정이며, 이와 반대편에 검푸른 옷을 입은 제자 요한이 두 손으로 예수임의 시신을 부여잡고 넋을 잃은 모습이다. 그리고 배경 풍경은 녹색언덕과 푸른 하늘 등, 이 모두 서로 미묘한 대조와 균형을 이루면서 비장감이 감도는 화면을 아름답게 조화시키고 있다.


정확한 사실주의 기법은 조반니의 스승 만테냐(Mantegna)에서 영향을 받았다. 조반니는 독자적인 수법을 개발하여 보다 더 풍부한 색채의 표현으로 인간적인 따뜻함을 표현하였다. 간결한 표현이면서도 화폭에 담긴 깊은 심리적 드라마가 잘 표현된 종교화다.

조반니의 초상화

그리스도의 화가로 불리는 조반니는 15세기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 회화의 대표적인 화가의 한 사람이다.


그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1430년 화가의 가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벨리니가(家)의 공방을 창설한 야코포 벨리니(Jacopo Bellini; 1395경-1470)이다. 그의 생애에 불명확한 점이 있으나 피렌체에서 회화론과 건축론을 접하게 되어 새로운 지식을 얻 게 되었으며, 그의 소묘 작품이 대영 박물관과 루브르 미술관에 소장된 소묘는 새로운 원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맏형 젠틸레 벨리니(Gentile Bellini; 1429-1507)도 콘스탄티노플에 가서 크게 명성을 떨친 화가였다.


지오반니의 예술세계는 초기 충실한 사실적으로 엄숙한 종교화 <겟세마네의 기도>, <그리스도의 변용> 등을 그렸으나 차차 현세적인 감각을 감미하여 우아한 색채로 새로운 경지를 이루었으며, 그림마다 겸허한 사랑이 담겨 있는 <옥좌의 성모자와 성인들>, <성모자> 등의 특징 있는 작품을 남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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