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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홍윤 Apr 21. 2023

시바여왕을 접견하는 솔로몬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여호와의 축복 속에서 솔로몬 왕은 부귀와 권력과 지혜의 소유자였다.

솔로몬 왕의 소문을 들은 시바 여왕은 호기심과 동경에 끌려, 그의 지혜를 시험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여왕은 긴 행렬을 이끌고 향료와 금, 보석 등 선물을 낙타에 싣고 예루살렘에 이르러 솔로몬 왕을 방문하였다. 솔로몬 왕은 먼 길에서 온 여왕을 정중히 환대하여 여왕이 시험하는 온갖 질문에 막힘없이 다 대답하였다.

여왕은 솔로몬 왕의 지혜가 진실함을 믿게 되었고, 솔로몬이 세운 여호와의 성전과 신하들의 훌륭한 태도를 보고 탄복한 나머지 그를 찬양하였다.

   

‘복되도다 당신의 사람들이여, 복되도다 당신의 이 신복들이여, 항상 당신의 앞에 서서, 당신의 지혜를 들음이로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할지로다. 여호와께서 당신을 기뻐하사 이스라엘 위에 올리셨고 여호와께서 영원히 이스라엘을 사랑하시므로 당신을 세워 왕을 삼아 공과 의를 행하게 하셨도다.’ (왕상 10;8-9, 대하 9;2-8)



위의 성경 말씀 내용 가운데 핵심을 이룬 <시바 여왕을 접견하는 솔로몬 왕>을 주제로 그린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1420경-1492)의 영웅적이고 당당한 인물 군상을 대하게 된다.



화면은 중앙에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이 인사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좌우에 그 수행 원(남녀)들이 둘러싸듯 서있는 구성이다. 솔로몬 왕은 지혜와 부와 세력을 상징하는 듯 키가 크고 당당하게 금관을 쓰고 비단의 외투를 입고 그 여왕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근엄한 자세로 손을 내밀어 주고 있는 솔로몬 왕에게 다가선 시바 여왕 은 여성의 매력이 담긴 섬세한 라일락(Lilac) 색 외투와 흰색의 우아하고 고귀한 의복을 입고 정중하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솔로몬 왕의 우세한 힘과 여왕의 복종적인 태도가 느껴지는 구도를 통해 하나님이 택한 이스라엘 백성의 우월함을 간접적으로 암시해 주고 있다.


한편 솔로몬 왕의 수행원들은 이 장면 장면을 주의 깊게, 그리고 기대에 찬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초록색 옷을 입은 시녀만이 차가운 표정으로 이 상황으로부터 초연한 듯 서있다.


이들 화면의 남녀들은 아름답고, 힘차고, 그리고 과묵한 영웅적 종족(種族)에 속해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이들의 내적 생명감은 얼굴의 표정에 의하지 않고 눈길과 몸짓으로서 전해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들이 지니는 육체적 이면에서 정서적인 엄숙함은 그리스 조각의 엄격한 양식(Severe Style)을 닮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프란체스카는 벽의 평면성을 기본 요인으로서 존중하고, 전제된 화면 내의 콘트라스트 (Contrast) 효과를 고려하여 원근법을 중시한 표현을 하고 있다.


이 작품은 프란체스카의 가장 장엄한 업적을 남긴 것으로서, 대략 1452년부터 1466 년에 걸쳐 제작된 아레초에 있는 성 프란체스코 성당 내진의 프레스코 연작 벽화 가운데 포함되어 있다.


이 연작 벽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책형에 사용된 십자가의 유래와 역사를 주제로 한 수많은 장면을 보여주며 성 십자가의 진실을 나타낸다.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이신 헬레나 황후에 의해 <성 십자가의 발굴과 검증>, 십자가의 표적에 의한 <콘스탄티누 스 대제의 승리>, 동 로마 황제 헤라크리우스와 성목(聖木)을 모독한 페르샤 왕 <코 스로에스와의 전투>,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성 십자가의 찬양>과 함께 여기에 소개하는 <시바 여왕을 접견하는 솔로몬> 좌측에는 <시바 여왕의 예배> 등이 벽에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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