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진기행 Jun 01. 2021

취미는 우표수집 아닌가요?

요즘 가장 두려운 질문은

취미가 뭐냐는 물음이다


한때는 이런 질문에

잘하지도 않는 사진 찍기나

힙한 음악 감상 등을

허세로 내세운 적도 많고

요즘 그렇게 핫하다는 그림에

눈독을 들인 적도 있다


부풀려 말하고 망상만 키우다가

어느새 불혹을 훌쩍 넘기게 됐다

정작 이렇다 할 취미도 없이...


여름이라

캠핑에 미치고

서핑에 푹 빠진 친구들을 종종 본다

실내 암벽도 타고 크루를 만들어 바이크도 탄다

오늘도 나는

어깨 넘어 그들이 찍은 핸드폰 속 동영상을 들여다보며

무용담을 듣는다


한평생 한 방향으로 난 좁은 동굴 속을

나는 참 열심히도 뛰었다

밖에는 무언가

그동안의 나의 노력을 보상해줄

멋진 신세계가 있을 줄 알고


나와보니 어느 방향이든 갈 수 있는

허허벌판이다

나 빼고 다들

각자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잘들 뛰어간다

하던 일이 끝나고 나면

스위치 오프 되어

남들 취미에 좋아요를 누르고

부러움의 댓글을 달다가

내일의 나의 일을 준비한다




작가의 이전글 첨성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