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청개구리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하려고 하다가도 누군가가 그것을 하고 있거나 시키면 바로 하기 싫어진다. 갖고 싶은 물건을 누군가가 먼저 갖게 되면 나는 그 물건에 대한 흥미가 사라진다. 대세, 주류, 유행 이런 말들은 나랑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단, 좋아하는 사람이 읽는 책은 함께 읽어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남이 하는 것은 그리고 시키는 것은 정말 하기 싫다.
그렇다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대세, 주류, 유행인 것들을 접해보긴 한다. 해보고 특별한 매력이 없으면 여지없이 팽이다. 미라클 모닝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먼저 시작한다는 멋진 일이 대세다. 그와 관련된 책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또 수기들이 넘쳐난다. 새벽에 일어나기 1일 차 2일 차.... 39일 차.. 삶의 반을 올빼미로 살아온 내가 새벽을 깨우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4시 30분. 왜 다들 4시 30분을 기준으로 하고 일어나는 것일까? 해보기로 한 것 나도 주류에 합류해 본다. 주류에 몸을 맡기면 힘을 빼고 있어도 흘러갈 줄 알았던 것은 완벽한 착각이었다.
알람을 맞추고 비몽사몽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기를 온몸으로 느낀다. '어쩌면 나도 아침형 인간이었을지도 몰라.' 조용히 앉아 명상을 하고 책을 읽고 하루 계획을 짠다. 밤 시간에 했던 일을 일찍 일어나서 하는 것뿐 달리진 것은 없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서 새벽을 지켜냈다는 것에 만족한다. 하루 이틀 사흘.... 나는 점점 병든 닭의 사촌 누이가 되어간다. 하루가 엉망으로 꼬이고 쓰리샷 추가한 커피도 초콜릿도 나를 살려내지 못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 길을 가고 있다고 해도. 그 길이 나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자신의 길을 개척하면 된다. 세상엔 많은 주류, 대세, 유행이 있지만 누구나 다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점점 다름이 뾰족뾰족 고개를 내밀고 다양성이 존중된다.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자신들끼리의 물길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주류를 거슬러 오르기도 한다. 오히려 나는 그런 다름이 더 멋지다.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속에 밤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도 존재한다. 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꿈을 꾸며 같은 것을 좋아할 수는 없다. 밤을 즐기는 사람, 밤에 더 아이디어를 뿜어내는 사람, 밤에 더 생기 있는 사람이 있다. 그냥 다른 것이다. 대세를 거슬러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 더 힘들도 더 많은 시련을 겪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 그 모든 것을 이겨내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우리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자신에 맞는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한다. 나는 선택한다. 그러므로 나로 존재할 수 있다. 나의 선택이 주류가 아니라 해도 나는 나를 믿고 내 선택에 따라 움직인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힘찬 움직임처럼 주류를 거슬러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우리 올빼미들은 올빼미의 길을 간다. 평탄하지 않은 길이라도 우리가 가진 우리만의 다름을 발판삼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자.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된다.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직선이 아니고 둥글다. 직선에서는 항상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이 있어 비교하고 경쟁하기 바쁘다. 지구처럼 둥근 원에서는 거꾸로 서면 홀로 서서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에 맞는 삶을 살면 된다. 나는 밤을 즐기는데 특화되어있는 사람이다. 그것을 억지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 탈이 난다. 밤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스스로의 루틴을 만들고 앞으로 앞으로 걸어 나가자. 밤을 지배 하는 자, 내일을 지배한다. 올빼미는 올빼미의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