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타인
인류는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동굴이나 나무 위와 같은 몸을 숨길 장소를 찾다가, 삶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한 지역에 정착해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현대 사회로 넘어오면서 단순히 안전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실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미디어의 발달은 타인의 삶을 자연스럽게 들여다볼 수 있는 매체로써 작용하게 되었고, 더 좋은 것, 더 아름다운 것에 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 같은 SNS 광고 한 번으로 누군가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도 있으니 삶이 비교되기 시작한다. 호화로워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열망을 자극해 버리는 것이다. 너무나도 쉽게 노출되어버리는 짧은 영상과 사진들로 인해, 노동을 폄하하면서 '더 쉬운 방법이 있는데 노력하는 이들은 멍청하다'고 치부해버리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인생은 한 방이라는 것.
본인의 뚜렷한 주관이 있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말과 분위기에서 형성되고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아니 당장 주변만 둘러봐도 노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욕구에 대한 한계를 가늠하기는 어렵고, 또 모든 이가 한정된 자원을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없기에 나의 선은 어디에 놓여있는가에 대한 물음표를 지속적으로 던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준이라는 것은 스스로 세우는 것이고, 만족함을 아는 것 또한 본인의 몫이며, 외부 요인을 탓한다는 것은 잡지 못하는 제 꼬리를 쫓아 빙글빙글 도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일 것이다.
비교할 때의 결말은 두 개 중 하나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지거나.
비록 더디고, 느릴 지 몰라도 스스로를 직면하면서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고민의 꼬리가 길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