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특별전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monet to warhol)
이번 전시회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143점 소장품 특별전이다.
'플로렌스 필립스 부인은 런던에서 거주할 때 자주 방문했던 미술관과 유사한 미술관을 고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를 설립했다. 런던에서 생활했던 시기, 필립스 부인은 예술이 유용할 수 있으며, 특히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중략) 플로렌스 필립스 부인의 꿈과 결심으로 오늘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큰 공공 근현대 미술 컬렉션인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컬렉션'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전시회 안내 팸플릿 중]
1900년대 초반에 이렇게 선구자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그 꿈을 실현한 여성이 있었다니,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설립 배경 자체가 놀랍고 멋지지 않은가?
전시회의 시작은 역시 설립자 플로렌스 필립스 부인과 그의 남편 리오넬 필립스의 초상화로 시작한다.
그동안 미술에는 문외한이었는데 근래에 시야가 좀 넓어지는 느낌이다. 수많은 그림 중에서 좋아하는 그림도 생겨나니 나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 그 과정에 오디오 도슨트의 도움이 컸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확실하다.
이번 전시회에 오디오 가이드는 네이버 VIBE 앱을 통해 무료로 들을 수 있었는데, 평소 불필요한 앱 설치는 거의 하지 않는 나지만 오늘은 '김찬용 도슨트'의 해설이 아주 만족스러워서 앱 설치의 불편함도 다 잊을 정도였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굵직한 흐름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해설 덕에 나는 하루 만에 무척 똑똑해진 기분이 들었다.
오늘처럼 전시회를 혼자 관람하는 장점은 역시 시간과 공을 들여 꼼꼼하게 나만을 위한 맞춤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오늘 세 시간 정도 미술관에서 머물렀는데, 사실 마지막 코너에서는 좀 지쳐서 서둘러 보고 나올 정도였다.
인사동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미술관으로 왔더니 초반에 졸음이 몰려왔다. 들어오기 전에 커피라도 한 잔 마시고 들어올걸 그랬나 보다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정말 하는 수 없이 전시회장 내에 쉴만한 쉼터 벤치를 얼른 찾아서 가방을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요즘 나는 정말 밖에서도 쪽잠을 잘 잔다) 한 오분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일어났더니 세상 개운하여 힘이 펄펄 나서 신나게 다시 관람을 시작할 수 있었다.(요즘 이렇게 주어진 환경에 막 적응할 줄 아는 나, 아주 만족스럽다.)
오늘 나의 최애 그림은 알프레드 시슬리의 '브뇌 강가'이다.
나뭇잎이 다 떨어진 나무와 강, 그리고 하늘이 고요하여 어떤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사진 촬영은 허용된 그림만 가능해서 네이버에서 검색한 그림을 올린다)
작년에 다녀왔던 애드워드 호퍼 전에서 마음에 쏙 들었던 그림과 이미지가 겹치는 것 같아,
‘나 강과 나무, 하늘이 나오는 그림을 좋아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관람객들이 유명 작가의 화제성 있는 작품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고 하는 말이 들렸다. 그 점은 나도 좀 공감이 되긴 하지만, 고루고루 아름답고 인상적인 작품들이 모여 있어 잔잔하게 좋았던 전시였다.
갑자기 수영 수업을 못 가게 되어서 불쑥 나선 미술관 관람이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오늘에 역시 나서길 정말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할 만한 뿌듯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