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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버언니 Oct 18. 2020

퇴근의 마무리는 운동이다


당신의 퇴근 후 모습은 어떤가? 동료들과 시원하게 맥주 한잔? 아니면 애인과의 데이트? 의외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퇴근을 하면 곧장 집으로 향한다. 말 그대로 ‘집으로 피신’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조금이라도 더 멀리 회사로부터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사로부터 단순히 멀어진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이를 잘 알고 있다.

사람은 살면서 각자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갖는다. 없다면 만들어내기라도 해야 한다.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더더욱.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집에서까지 고통의 시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 역시 제대로 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지 못해 괴로움의 나날을 보낸 시기가 있었다. 입사 1년 차이던 시절이 딱 그랬다. 갑자기 새로운 곳으로 발령을 받게 된 나는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업무에 임해야 했다. 처음 맞게 된 새로운 업무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은 극도의 스트레스가 되어 나를 괴롭혔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홀로 견디기 힘들었던 내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가족이었다. 부모님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약간이나마 스트레스를 해소해보려 한 것이다. 그러니 이 방법은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 일이다 보니 부모님께 설명하기 어려운 일도 많았거니와, 어느 순간부터 내 이야기를 들은 부모님이 나보다 더 속상해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니 ‘아, 이러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택하게 된 것은 먹는 것, 즉 폭식이었다.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귀찮았던 나는 집과 회사만을 오가며 거침없이 폭식을 해댔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 몸무게는 인생 신기록을 찍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게 된 체중계 숫자에 엄청나게 충격을 받은 나는 당장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오직 ‘살빼기’라는 목적으로 시작하게 된 운동이 내 인생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다리근육말고 정신근육을 키우자

나는 간단한 스트레칭 후 러닝머신 15분, 자전거타기 15분이라는 기초 코스로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운동을 막 시작하게 된 첫날에는 오히려 운동을 하는 게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랬다. 나는 러닝머신을 이때 처음 달려봤던 것이다. 달린 지 5분 만에 숨이 가빠왔으니 힘에 겨웠을 수밖에. 하지만 이런 생각은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지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운동으로 땀을 빼고 샤워를 한 뒤의 상쾌함에 나는 서서히 중독되어갔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주는 개운함은 그 어떤 탄산음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무엇보다 운동은 내게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줌으로써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되었다. 러닝머신 위를 달리면서 그날 상사로부터 지적받은 사항들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땀을 흘리다 보면 회사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던 그들의 지적이 이해가 갔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입장 역시 생각하게 되니 그들의 그런 행동들이 이해가 되었다. 물론 과하다 싶은 언행들도 있었으나 이 역시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용서가 되었다. 참 놀라운 일이었다. 

나는 그렇게 살도 빼고 모진 마음도 풀어낼 수 있는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우리 가족들에게 있어서도 정말 놀라운 변화였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의 나는 집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방문을 쿵! 닫으며 ‘나 지금 열 받아 있으니까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무언의 경고를 날리곤 했다. 그야말로 누구보다 소중한 내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가족’이었던 것이다. 누구보다 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내 가족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을 보인 지난날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후회스럽다.     

건강한 정신과 행복한 삶을 위해 운동하자.

운동에 대한 현대인들의 성향은 운동을 미친 듯이 하는 사람이 반,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반이라고 할 만큼 극과 극을 달린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굳이 살을 뺄 필요가 없다.’라는 이유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경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운동은 살을 빼기 위해서만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내가 생각하기에 현대인들에게 운동이란 행복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양제와 같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하루의 안 좋은 불순물들을 배출시켜주는 것이 바로 운동의 효과라는 것을 나는 온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 운동시간은 이제 하루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일종의 의식이 되었다. 혹여나 헬스장에 가지 못하는 날이 생기면 나는 일부러 귀가하는 버스에서 한 정거장 일찍 내려 걷는다. 그렇게 나만의 ‘반성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이렇게 회사에서의 일을 완전히 정리하고 집에 들어가면 온전히 행복하고 평온한 휴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까지 스트레스가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로 힘든 당신, 회사에서 생긴 부정적인 감정을 집까지 이어가는 당신, 예전의 나처럼 어쩌면 ‘상처를 주는 가족’일지도 모를 당신. 나는 그런 당신을 위해 ‘완전한 회사 업무 종료 시간’을 만들어주는 방법 중 하나인 운동을 권한다. 몸을 움직이며 나오는 엔돌핀은 당신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선물해줄 것이다. 퇴근 후 운동은 당신의 건강한 몸을 위해, 건강한 정신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최고의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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