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암수술을 받으셨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또 수술을 받으셨다.
그리고 대학교 4학년 때, 엄마는 목에 또 암세포가 발견되었다.
아주 딱딱하고 확연하게 만져졌다.
당시 영동 세브란스(현 강남 세브란스)에 갔더니 의사 쌤 왈, 수술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왜냐하면 이러건 저러건 살 수는 없을 거라고.
암 3번째 전이였다. 거의 가망이 없었다.
엄마는 병실을 잡아 놓고, 수술 날짜를 잡아 놓고 집으로 왔다.
그때 난 이상하게도 '나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학교 다니면서 3일 금식을 했다.
IVF 리더 모임에서도 말을 했다. 사람들은 기도해주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난 3일 금식 기도를 마친 후에
엄마를 위해 함께 손을 잡고 기도했고,
기도를 마치자마자 엄마 목에 잡히던 것의 크기가 확 줄어 있었다.
난 완치를 확신했다.
하지만 엄마는 잠시 '아직 남아 있다'라며 서운해 했다.
난 이렇게 크게 줄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이제 다 나을 것이다. 라고 했다.
엄마의 말에 좀 상처 받기도 했다.
어떻게 저런 것에 저렇게 속상해 하냐.. 라면서.
어쨌든 엄마의 암세포는 결국 완전히 사라졌다.
나중에 엄마에게 듣기로, 내 생일 축하를 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게 베니건스에서 식사를 하는 중에
목에서 피가 올라오더란다.
계속해서 뱉어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제 죽는 구나, 페암인가,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걸 다 뱉어낸 후에
암 세포는 깨끗하게 사라졌다.
엄마는 어쨌건 다시 병원에 갔다. 확인차 갔을 것으로 생각된다.
의사가 제자들을 데리고 와서 엄마 상태에 대해 설명을 하려다가
목에 잡히는 것이 없자 목을 막 휘젓듯이 만져보더란다.
아무 것도 없었다.
의사가 더 놀라더란다.
그리고 엄마는 "선생님 저 기도해서 다 나았으니 이제 집에 그냥 갈게요."
라고 하니
의사가 가만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하더란다.
"저도 교회 장로입니다. 하지만 의사가 기도해서 다 나았으니 그냥 가세요.. 할 수는 없잖습니까. 검사 몇가지만 더 해봅시다.'
하더니 그날 검사 몇 가지를 더 하고
돈도 안 받고 그냥 보내더라고.
그때는 나도 학생 때였고
기도를 많이 하던 때라서
기도하면 당연히 낫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지금은 왜이러는지 -_-;;
때로는 기도 부탁을 받아도 아, 이건 안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ㅠㅜ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기도 중이다.
덧.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이상한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이 기적적인 이야기를 다 듣고 축하도 안 하고 신기해 하지도 않고
"아니야, 너 온 3일 금식이 아니라 뭐 먹었어. 내가 봤어. 리더 모임 때 간식 먹던데?" 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당시 간사님이다. -_-;;
말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간식을 먹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내가 3일 금식 후 응답 받았다고 하니
저 기적적인 스토리에 답이 저 지경이었다니;;
그땐 나도 학생이라 저 대답이 얼마나 수준이 낮은지 잘 몰랐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ㄷㄷ
이후로 엄마는 집에서 혼자서 기도 하다가 마당 뒷문으로 마치 저승 사자 처럼 생긴 것들 둘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울며 기도했다고 한다.
"하나님 살라달라니까 저게 뭐예요."
그때 든 생각이 바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나가는 거잖니. 쫓아낸 거다."
라는 세미한 음성이었다고.
하나님은 믿음 없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도 은혜를 주신다.
그건 그냥 선하신 그분의 뜻이다.
이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