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바라나시에는 질서라는 단어는 아예 없다. 차와 릭샤와 오토바이, 사람들이 좁은 길에서 머리를 맞대고 엉클어져 있는데 아무도 풀어 주는 사람이 없다.
인도에서는 차를 운전할 때 조수가 꼭 있어야 한다. 차들이 1mm 남기고 지나가기 때문에 옆 거울(side mirror)은 없는 차가 대부분이다.
바라나시를 떠나던 날 이 길 3킬로미터 빠져나가는데 세 시간 걸렸다.
길 위의 소들과 돼지들은 가고 싶은 곳 어디나 당당하게 간다.
그래도 시장에는 이렇게 예쁘고 싱싱한 채소들이 있다.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들은 스쿨버스 타고 학교에 간다.
카메라를 대니 환하게 웃어준 아이, 세상에 이렇게 맑은 미소가 또 어디 있을까?
이 아이를 만난 건 바라나시의 기억을 바꿔 주기에 충분했던 순간이었다.
이 아이들이 자랄 때쯤이면 인도가 좀 변해있을까?
저녁에 갠지스 강에서 열리는 아르띠 뿌자라고 하는 힌두교 예식을 보기 위해 호텔에서 릭샤를 탔다.
우리를 태운 릭샤왈라(릭샤꾼)는 복잡한 거리에서 서둘러 어느 한 릭샤의 뒤에 따라붙었다.
그는 앞의 릭샤의 속도가 좀 느려지거나 정지했다 출발할 때 속도가 안 나면 힘껏 밀어주기를 계속했다.
복잡한 바라나시에서 두대의 릭샤가 나란히 가기는 정말 힘든 일인데
그는 조금 멀어지거나 누가 끼어들면 부지런히 따라가서 계속 밀어주었다.
강가에 도착하니 예식을 치를 제단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배를 타고 강 위에서 예식을 보았다.
사람들은 소원을 빈다
아르띠는 불의 신 뿌자는 기도
아르띠 뿌자는 갠지스강가에서 불을 피워 신에게 바치는 힌두교 의식이다.
인도의 최고 계층인 브라흐만 사제들이 올리는 이 의식은 잠든 신을 깨우는 것을 절정으로 끝을 맺는다
의식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 릭샤 주차장에서 그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도 그는 계속 앞의 릭샤를 밀었다.
호텔에 도착해 왜 앞의 릭샤를 계속 밀었느냐고 물었다.
앞의 릭샤를 끄는 사람은 바로 그의 아버지였다...
평생 릭샤를 끌었을 늙은 아버지, 아들이 뒤에서 밀어주는 걸 느낄 때마다 그 아버지는 얼마나 든든했을까...
온갖 화려한 것으로 치장한 사제나 종교적인 의식 보다도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