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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고래마케터 Nov 25. 2022

영화 '라이프오브파이'속 극단회피

극단회피 심리를 활용한 판매심리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한다. 점심은 뭘 먹을까? 김밥 아니면 비빔국수?

이번주 휴일에는 가족과 함께 뭘 하면 좋을까? 1박2일로 펜션에 놀러갈까? 아니면 영화를 보는게 좋을까?

이런 수많은 선택들이 모여 하루를 만들고 삶이 된다.

선택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바로 떠오르는 영화는 2012년작 이안 감독의 '라이프오브파이'이다. 

이 영화는 가족과 함께 인도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던 인도소년 파이가 배가 침몰하면서 가족을 잃고 무려 277일 동안 바다를 표류하다가 구출된 기적같은 이야기다.

바다에서 구출된 소년 파이가 병원에서 보험회사 조사원들을 만나 그 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이는 처음에 배가 침몰하고 뗏목에 하이에나, 오랑우탄, 다친 얼룩말 그리고 뱅갈호랑이가 함께 탔다고 이야기한다. (배에는 많은 동물들이 실려 있었다) 시간이 지나 하이에나가 다친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차례로 죽이고 호랑이가 하이에나를 죽임으로써 결국 호랑이와 함께 277일을 표류했다고 진술한다.

조사원들은 이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 믿을 수 없어요. 믿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러자 파이는 "믿지 못하시겠다구요? 그렇다면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리죠." 라고 말하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이야기에는 동물이 아니라 모두 사람이 등장한다. 

하이에나는 사실 난폭한 주방장이었다. 얼룩말은 부상을 입은 젊은 선원 그리고 오랑우탄은 파이의 엄마였다.

나쁜 주방장은 부상당한 선원의 몸을 미끼로 낚시를 하려하고 결국 선원은 죽는다. 이에 항의하던 엄마도 주방장의 손에 죽게된다. 이에 격분한 파이는 마음속 호랑이의 폭력성이 나타나 주방장을 죽인다. 

결국 호랑이는 실존하였던 것이 아니라 파이의 또 다른 폭력적인 자아였던 것이다. 

이야기를 마친 파이는 조사원들에 묻는다

" 자 들려드린 두가지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으세요?"

이후 조사원들의 보고서에는 호랑이와 표류한 파이가 첫번째로 진술한 이야기가 실린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이야기보다 동물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믿었던 것이다. 아니 믿고 싶었던 것이다. 영화는 '당신은 두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가요?'라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간심리를 쉽게 풀어낸 하워드댄포드의 책 '불합리한 지구인'을 보면 극단회피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극단회피심리는 제시된 물품 중에서 가장 비싸거나 큰 것, 가장 싸거나 작은 것을 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상품에 '진,선,미'라는 3가지 등급이 있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 '선'을 선택하는 데 이는 극단회피 현상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극단회피 심리를 통해 우리가 무언가를 제안할 때 선택받고자 하는 제안은 중간에 위치 시켜야 한다는것을 알 수 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현재 가격 4만원의 A코스 요리와 2만원의 B코스 요리가 있다. 고가인 A를 주력 메뉴로 삼고 싶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A코스보다 더 비싼 상품을 추가하는 것이다. 고가 타입의 상품을 새로 만들어 S코스 6만원, A코스 4만원, B코스 2만원 이렇게 3가지 선택지를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사람들은 '극단회피' 심리에 따라 중간 가격대인 A코스 요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람들은 중간을 선택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이 책에는 다른 흥미로운 실험도 소개되어있다.

듀크대학교의 조엘 후버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한다.

품질이 5이고 가격이 1달러80센트인 맥주와 품질이 7이고 가격이 2달러60센트인 맥주 이렇게 두가지 맥주를 준비한다. 여기서 최고품질은 10이다. 학생들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게 했더니 1달러80센트 맥주를 선택한 학생이 33%, 2달러80센트의 맥주를 선택한 학생이 67%였다.

이번에는 품질을 7.5로 높이고 가격이 3달러인 비싼 가격의 맥주를 추가한다.

선택의 결과는 낮은 가격의 맥주를 선택한 학생이 14%, 중간 가격의 맥주를 선택한 학생이 67% 가장 비싼 가격의 맥주를 선택한 학생이 19%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비싼 가격의 맥주의 품질은 7.5로 유지한 채 가격만 3달러40센트로 올렸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가장 낮은 가격의 맥주를 선택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대신 중간 가격의 맥주를 선택한 사람은 90%로 상승했다. 가장 비싼 가격의 맥주를 선택한 사람은 10%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우리는 다른 상품과 비교해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격과 품질을 조정해 만든 미끼 상품으로 고객을 중간으로 유인할 수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을 할 때 때로는 극단의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싸고 마음에 드는데 미끼 상품때문에 더 비싼 상품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영화 '라이프오브파이'에서 어떤 이야기가 진실인지 끝까지 알 수 없다. 사실 파이가 호랑이와 함께 표류한 동물이야기가 사실인지 사람까지 죽고 죽이며 인육을 먹으며 표류한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어떤 것을 믿으면 그것을 믿음으로써 모든 것은 사실이 된다.

믿음은 의심없이 믿어야 완성된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그것은 진정한 믿음이 아니다.

화려한 영상미와 흥미로운 이야기로 우리의 믿음 그리고 극단회피 심리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라이프오브파이'. 이 영화를 못보신 분이라면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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