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가다 보이는 댓글은 아르바이트생 업무 중 하나이니 귀찮긴 해도 짜증 내고 화낼 일은 아니라고 했다.
사실 난 후자의 입장이었다.
편의점에서 일을 안 해봐서 그런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난 총 5군데의 편의점을 총합 약 3년간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일하는 동안, 탁자를 치우며 기분이 안 좋았던 적은 없다. 나에겐 그저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맞았고, 다른 사람이 틀렸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냥 내 입장에선 기분 나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물론 난 편의점 테이블에 내 쓰레기를 버리고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나의 배려였지, 의무라 생각한 적이 없다. 그래서 타인에게 강요하지 하지도, 기분 나빠하지도 않았다.
"역지사지 알아?"
인기 주말 드라마였던.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역지사지 알아?
그것은 역으로 지랄을 해줘야 사람들이 지 일인 줄을 안다(라는 말이야)"
위 대사와 같이 '만약 내가 편의점에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고, 이에 아르바이트생이 내가 일하는 편의점에 와 똑같이 하고 갔다면, 나는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반성했을까? 아마 나는 아무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남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남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나를 기준으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데, 사람의 가치관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내가 기분 나쁜 게 남에게 괜찮을 수 있고, 내가 괜찮은 게 남에게 안 괜찮을 수 있다. 그래서 남을 생각하기란 사실 어렵다.
그래서 나는 역지사지가 과연 가능한 말인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내가 기분 나쁜건 남에게도 안하는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