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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쓰 Jul 25. 2023

오해를 했던 그림

[3] 막시밀리언 황제의 처형 - 마네

이번에 살펴볼 그림은 마네(Edouard Manet)의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막시밀리언 황제의 처형'(The Execution of Maximilian)입니다.


그림을 많이 보신 분들은 이 그림의 구도가 마네의 선배격이라 할 수 있는 고야( Francisco José de Goya y Lucientes)의 그림 '1808년 5월 3일'을 어느 정도 참고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런 구도는 나중에 한국전쟁의 참상을 그린 피카소(Pablo Picasso)의 '한국에서의 학살'로 이어집니다.


1808년 5월 3일(El tres de mayo de 1808) - 고야
막시밀리언 황제의 처형(The Execution of Maximilian) - 마네


한국에서의 학살(Massacre en Corée) - 피카소


제가 이 그림을 꼽아본 건 꽤나 많은 시간동안 막시밀리언 황제가 그림 오른쪽 처형을 진행한 쪽으로 반대로 생각했던 것이 이유입니다. 나중에 실상을 알고보니 처형되고 있는 쪽은 왼쪽에 있는 막시밀리언 황제와 그 측근들인데 말이죠. 당연히 유럽에서 온 황제가 신대륙에 가면 악행을 저질렀을거라는 편견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막시밀리언 황제는 '신성로마제국'의 뒤이어 생긴 오스트리아 제국 황제인 프란츠 요제프 1세(Franz Joseph I) 동생으로 왕위와는 거리가 있던 인물이었고.. 그래서 오스트리아의 영토였던 현재 북이탈리아 지역에서 작은 땅을 받아 안온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쪽에서 내전이 일자 멕시코 내에서 미국과 결탁한 세력은 프랑스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이에 신대륙에서 콩고물이라도 빼먹고 싶던 프랑스 나폴레옹 3세가 막시밀리언에게 멕시코 황제의 자리를 제안합니다. 일명 바지사장 역할이었는데요. 영문도 몰랐지만 결국 순진하게 그는 멕시코 황제 자리를 승낙합니다. 하지만 막시밀리언 반대 세력이 멕시코 내에서 강했고 막시밀리언 쪽 사람들도 황제를 강하게 지지하지 않아 막시밀리언 황제는 바로 세력권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막시밀리언 반대 세력은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막시밀리언 황제를 총살하기로 결정하는데, 그 과정을 그린 그림이 바로 위에서 소개한 '막시밀리언 황제의 처형'입니다.


막시밀리언 1세


이런 배경들을 모른 채 단순하게 이 그림을 막시밀리언 황제가 지역 주민을 총살한 그림으로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그림이나 작품을 볼 때 편견과 선입견은 뒤로 하고 봐야 한다는 사실을 이 그림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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