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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기린쌤 Nov 28. 2021

목표는 막연하면 안 되는 걸까?

내 삶의 목표는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습니다.

꿈과 목표


꿈과 목표는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인지 고민이 되어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꿈'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의미하고,

'목표'는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을 의미한다. 

정의만 보았을 때, 꿈은 막연해도 되지만 목표는 막연해도 안되는 걸까?

그럼 꿈이랑 목표는 뭐가 다른 걸까?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


나는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언어재활사로 취업도 하고 대학원에도 진학했다. 석사과정은 학부에 비해 확실히 스스로 공부하는 비중이 늘어났고, 모든 강의마다 학부에 비해 더 길고 체계적인 발표를 준비해야 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큰 벽들을 하나둘씩 넘어서는 내 모습에 성장하는 기쁨을 느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 일을 하면서 공부하는 건 힘들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지만 그 사이에서도 즐거움이 더 컸기에 버틸 수 있었다.


논문을 쓰면서는 더더욱 힘들었다. 목표 선정도 어려웠고 진행 중에 코로나19를 마주하게 되었고,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걸 멈추었으며 나도 코로나 블루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쓰고 완성하고 졸업하기까지 수없이 밤도 새우고 울기도 했다. 


대학원 수료한 후 1년 반이 지나서야 논문을 쓰고 졸업할 수 있었다.

나의 석사과정은 그렇게 3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석사과정을 마치면 박사과정도 바로 가고 싶었다. 특정한 목표가 있었다기보다는 한 분야에 대해 끝까지 공부하고 싶었다. 이번에 박사과정을 위해 대학원 면접을 보는데 교수님께서 물어보셨다. 박사과정이 끝인 건지.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은 모르겠지만 면접을 마치고 오는 길에 생각을 해보았다. 공부에는 끝이 없지만 국내에서 배울 수 있는 과정의 끝은 박사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6개월을 쉰 후 바로 박사과정 원서를 접수했다. 대학원에 지원했다는 소식을 SNS에 공유하자 많은 선생님들께서 응원해주셨다. 그중 한 선생님께서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라고 물어보셨다. 그 질문을 보고 나는 생각해보았다. 내 꿈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한 결과,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정리가 되었다.


나는 크면서 많은 분들의 크고 작은 도움들을 받으며 자랐다. 그때 받은 도움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늘 도움이 되는 사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어린 시절에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기들을 보면서 다 도와주고 싶고 후원도 많이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크면서 깨달았다. 도움도 내가 형편이 되어야 줄 수 있는 거라는 걸.


그래서 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능력이 경제적 능력이든 전문적인 능력이든. 내가 능력이 있다는 건 내가 하는 한 마디의 힘이 달라지고,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내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누군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리했을 때, '아 내가 지향하는 바는 이거구나!'라는 깨달음이 느껴졌다. 


'누군가'라는 단어가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왜 삶을 타인을 위해 사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내용에는 나 스스로도 건강해야 하고, 능력이 있어야 하고, 늘 한결같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인함도 있어야 한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다. 타인을 위해 희생만 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건강한 삶을 살면서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오늘 박사과정 대학원 면접을 보고 나서 '아 내가 목표를 이렇게 표현했을 때, 듣는 사람들은 속뜻까지 다 알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처음 박사과정 지원한다고 말했을 때, '교수가 목표예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과연 내 목표는 교수일까? 아니다. 내 삶의 목표를 위한 과정에 교수가 있지만 교수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그럼 이럴 때는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공부하는 게 즐겁고 좋기 때문이었고, 내 삶의 목표 때문이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단기 목표가 있다면 빠르게 목표에 달성할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다는 점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인생의 목표를 분명하게 두고 내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꼭 꿈이 직업과 같은 명사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도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보고 생각할 수 있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그렇지만 면접과 같이 '왜 진학을 하려는지? 앞으로의 비전은 어떻게 되는지?'와 같은 질문에는 조금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단기 목표를 대답하는 게 더 적절했을까?


글을 쓰면서 생각은 정리되었지만, 아직 뭐가 옳은지 모르겠다. 너무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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