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Person 20th 감사미사
오늘 강론의 주제는 ‘기적’입니다.
보통 기적이란 어떤 대단한 것, 놀라운 것, 비현실적인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우리도 매일 기적을 일으키는데, 아십니까? 그것은 '밍기적'이라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말합니다. "인생을 사는 것은 두가지 방법 뿐이다. 한가지는 모든 것을 우연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모든 것을 기적으로 보는 것이다"(There are only two ways to live your life. One is as though nothing is a miracle. The other is as though everything is a miracle).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모든 것이 기적입니까,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우연입니까?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
이 말을 들어보셨지요? 그렇습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동백 씨, 이 동네에서요, 제일루 쎄구요, 제일루 강하고, 제일루 훌륭하고, 제일루 장해요! 동백 씨는유,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히 차고 넘치는 사람이어유."(용식)
용식은 이렇게 말하지만 따뜻한 척하는 배타적인 공동체인 옹산에서 동백이는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힘들게 살아갑니다. 그게 우리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걸 해결하는 힘도 우리에게 있습니다. 잘못은 내 안에 있지만 그걸 이겨낼 힘도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함께 선의를 가지고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기적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도 만남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창세 2,23)
용식인 아담은 동백인 하와를 보고 기뻐서 소리칩니다. 성경에 기록된 인류 최초의 말은 환희와 놀라움이 가득한 외침입니다. 사람은 여자를 보고 처음으로 자신이 남자인걸 알게 되었고, 여자는 남자에게 남자는 여자에게 선물이 됩니다.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은 1+1=1이라는 기적이고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사랑의 한가지 모습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이 달려온 20년도 그렇습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에서 만난 이름없던 한 소녀를 마다가스카 말로 '아름답다'라는 뜻의 '사라(Sara)'로 이름 지으면서 사라를 진정으로 만나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라가 저에게, 제가 사라에게 선물이 되었습니다.
우리를 형제라고 부르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신 예수님처럼(히브 2,11), 저도 사라를 딸로 여기며 내 딸이 배고프지 않고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십년을 달렸습니다. 그걸 기적이라고 한다면, 사라가 저에게 기적입니다.
오늘 우리는 기적을 보고 호흡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한사람의 꿈이 수천의 행동으로, 사라가 세상의 모든 어린이로, 보통 사람이 살아있는 사람으로 변화된 기적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보십시오. 매우 강했던 태풍 끄라톤도 유턴시키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은 이웃을 위해 살아있는 사람이며 예수님께서 자랑스러워하시는 형제 자매입니다. 진실로 오직 사람만이 기적을 일으키며, 그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되어주는 일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자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어 우리를 살게 하신 것도 기적이며, 우리가 우리의 것을 내어주어 사라와 세상의 모든 어린이를 살리는 것도 기적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기적이고 살아가는 일도 기적입니다. 매 순간 모든 일이 놀랍고 신기한 것, 이것이야말로 어린이와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이며 이로부터 세상은 온통 기적입니다. 하느님 나라도 기적입니다.
아마 세상은 이런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부를지 모르겠지만 동백이에게 용식이 그랬던 것처럼, 하와에게 아담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은 원래 그런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기적이 되셨으니 우리도 누군가에게 기적이 되고자 합니다.
밍기적거리는 삶에서 기적으로 가는 살아있는 사람의 길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자신의 살과 피를 나누어주시는 기적과 같은 성체성사를 통해서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이 됩니다.
그 길에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감사하고 놀랍게도 우리는 지금 기적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