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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aela Mar 24. 2024

(7) INTJ, 성과평가 담당자_3

  부서의 성과는 부서원 모두가 함께 일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성과평가 담당자는 적절하되 도전적인 부서의 목표를 설정하고, 사업의 진행 여부를 점검하며, 성과 도출 이후 성과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맡고 있다.

  성과평가 업무의 특성상 담당자 혼자서 계획을 수립하고 성과보고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과지표는 치열한 논쟁을 거쳐 설정되어야 하고, 부서원 모두의 노력을 통해 결실을 맺은 성과들은 모두 함께 보고서에 담겨야 한다.

  문제는 성과평가 업무 중 핵심적인 부분이 "보고서 작성"이라는 사실에 있다.

  물론 성과평가 담당자들은 수시로 목표 달성 가능성을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의 보완책을 강구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과평가 담당자의 핵심 업무는 뭐니 뭐니 해도 연말에 진행되는 "성과보고서 작성"이다.


  멋진 성과보고서란 무엇일까.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멋들어지게 차려낸 비빔밥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럼 또 비빔밥은 무엇인가.

  지금은 김밥, 라면을 필두로 한 K-분식 열풍에 치여 살짝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비빔밥은 한때 한국의 대표음식이었더랬다.

  비빔밥의 살짝 안쓰러운 처지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모두 머릿속에 "비빔밥"을 떠올려보자.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가.

  놋그릇에 담긴 다양한 색깔의 나물 이불을 덮은 밥? 아니면 양푼에 이것저것 넣어 비벼 먹는 훌륭한 잔반 처리력을 가진 음식?

  외국인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양극단에 위치할 것만 같은 이 둘 모두가 "비빔밥"이다.

  베리에이션이 다양한 음식, 가히 최고급과 가성비 버전 양쪽 모두에 훌륭한 맛이 보장되어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한 번쯤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고급스러운 한식 전문점에 가서 비빔밥을 먹었는데 기대한 만큼 맛있지 않아서 실망했던 경험 말이다.

  분명 최고급 요리사가 좋은 재료로 만든 비빔밥일지 언데 왜 내 입맛에는 뭔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진단 말인가.

  설마 내 입맛이 최고급 요리와는 맞지 않다는 것인가...

  반대로 집에서 먹은 양푼비빔밥의 맛이 일품이어서 놀랐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남은 반찬을 대충 넣어서 비볐을 뿐인데 천상의 맛이 난다... 이건 또 무슨 경우람...


  성과보고서도 비빔밥과 유사하다.

  좋은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좋은 재료가 필요한 것처럼 좋은 성과보고서 작성을 위해서는 "질 좋은 성과"가 필요하다.

  조직의 목표에 부합하는 성과물!

  성과물은 (보통 숫자로 표현되는데) 반드시 목표로 설정한 수치보다 높아야 한다.

  그리고 해당 수치에 도달하기까지의 노력은 다양해야 한다.

  알록달록하게 구성된 비빔밥의 나물들처럼, 다양하고 조화로운 색깔의 업무 노력들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제 "질 좋은 성과(재료)"가 준비되었으니 요리를 시작할 시간이다.

  요리사는 "성과평가 담당자"이다.

  성과평가 담당자는 먼저, 알록달록한 재료들 중 서로 상충하지 않을 법한 재료들을 선별한 후, 1차 조리에 들어간다.

  나물은 데치고 당근은 채쳐서 볶아내듯, 질 좋은 성과들을 다듬어 조리하는 작업이다.

  작업이 끝나고 나면 성과평가 담당자는 보고서의 형태를 갖춘 하얀 서식지 위에 부서의 성과들을 예쁘게 담아낸다.


  여기까지가 부서의 "성과보고서" 작성 과정이다.

  쉬워 보이는가!

  "재료가 좋으면 양념이 필요 없다"는 말도 있는데, 부서원들의 노력만 있다면 성과보고서의 퀄리티는 빼박 최고일 거라고 생각되는가.

  그러나 슬프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질 좋은 성과(재료)로도 낮은 점수를 획득한 성과보고서가 생겨나기도, 반대로 질 낮은 성과로 작성된 성과보고서가 높은 점수를 받기도 한다.

  이는 성과평가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요소가 재료의 퀄리티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그 요소는 바로 음식을 만든 요리사, 즉 성과평가 담당자의 역량과 음식을 시식하는 평가위원의 취향이다.


  성과평가 담당자는 요리사여야 한다.

  실력이 뛰어나면 더 좋다.

  재료를 보는 눈, 눈앞의 재료들이 합쳐졌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능력, 적절하게 플레이팅 하는 센스까지...

  성과평가 담당자는 상상만으로도 음식의 맛을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요리사가 만든 음식이라도 손님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음식을 먹는 사람이 식당 손님이라면 취향을 물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을 텐데, 성과평가의 경우는 먹는 이가 평가위원이다.

  그리고 요리사는 평가위원을 모른다.

  성과평가 담당자들은 평가위원들이 심심한 재료의 맛에 감동하는지 자극적인 조미료와 매운맛에 열광하는지... 알지 못한다.

  평가위원의 성향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요리사는 최선을 다해 비빔밥을 만들어내야 한다.

  안쓰럽지 않은가...


  성과평가 담당자가 최선을 다해 써낸 보고서는 이제 평가위원들에 의해 요리조리 평가된다.

  그리고 이듬해 2월에 그 점수가 발표된다.

  점수가 발표되고 난 이후,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 중 성과평가 담당자의 역량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만인에 의해 역량을 평가받아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도서관 유일의 업무!

  업무의 태생적인 특성(비교와 평가), 이를 극대화시키는 제도(우수기관 공개 및 포상), 그리고 비교와 평가에 민감한 한국인 유전자(이전 글 참조)...

  성과평가 담당자를 압박하는 요소는 차고도 넘친다. 생각만 해도 부담스럽고 어깨가 무겁다.

  누가 버틸 수 있단 말인가...

  "성과평가 업무"는 누가 맡아야 한단 말인가.


  그 누구도 선호하지 않을 성과평가 업무!

  그나마 이 업무를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은...

  일명 "용의주도한 전략가"로 일컫는 INTJ들이라고 생각된다.

  계획 설계를 좋아하고, 목표를 설정하면 실현될 때까지 전념하며,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사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좀 더 효율적이고 우아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전략가! 

  더불어... 세간의 평가에 상처를 덜 받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그런 한국인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서무 업무의 부문별 지수>

사서지수 ★★☆☆☆

민원접점지수 ★☆☆☆☆

야근유발지수 ★★★★★

직무스트레스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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