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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 하나의 문화 Dec 25. 2022

謹賀新年

또 하나의 문화 벗들에게 (조한 동인의 편지)

(커버이미지의 원명선원 그림은 제주불교신문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화 벗들에게


올해 별 활동이 없었는데 편지라도 하나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히옥스 권유에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제주에 폭설이 내려 온통 하얗습니다. 녹색 나무들 사이에 고개를 빼꼼하게 내밀고 있는 노란색 귤들이 보이긴 하지만 눈이 며칠 더 온다고 합니다. 


나는 5차 예방 접종을 한 지 2주 후에 코로나에 걸려서 부산까지 가서 막판에 특강을 취소해야 했어요. 700 명이 모인 부산 건강 마을센터 연말 행사였는데 호텔에서 동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은퇴 즈음 간호사들이 동네 노인들과 친구하며 돌봄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감동이었습니다. 마치 여성의 시대가 온 것 같은데, 실은 국가와 노인의 시대가 온 것이네요.


다음 세대가 설 자리는 어디일까요?

이태원 소식 듣고 우울해하면서 내년에 이태원에서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즐거운 핼러윈 파티가 열리는 상상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태원 어딘가에, 그리고 내가 사는 동네에서부터 세대 간 만남이 활발해지면 합니다. 

“우주를 이끄는 손길은 없어도 우리는 의미를 찾아 나선다.”

랠프 루이스의 [신 없는 세계에서 목적 찾기]에서 딴 문구입니다. 각자 선 자리에서 의미있는 만남을 이어가고 계시지요? 


동네 아이들과 <아바타 2>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40년 전 또문 어린이 캠프 기획하던 때를 떠올립니다. 미황사 30년을 뒤로하고 제주로 오신 금강스님과 소녀 소년 캠프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사피엔스 캠프 1: 나를 찾아서로 세대간 연을 이으며 오래된 미래의 시간에 잠시 머물러보려 합니다. 


특히 난세에도 꾸준히 글을 쓰는 동인들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책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을 수 있으면 합니다. 현재 너머를 살게 하는 마법의 세계였던 동인지를 다시 내게 된다면 기쁘겠지만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지금 우리는 3차 세계대전 중"이라는 프란체스코 교황의 말씀을 새기며 하루하루 잘 버티시고요. 


또문의 모토대로 "따로 또 같이"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따뜻한 겨울 나시길!  


2022년 12월 23일 선흘 마을에서 조한


※ 사피엔스 캠프 참가신청 (구글신청양식으로 연결됩니다.) 

※ 사피엔스 캠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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