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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Aug 27. 2019

"용기를 가져"

#이 무겁고 어려운 말을 위하여

좌절의 반대말은 용기일까? 좌절했는 것은 용기가 없다는 뜻일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용기가 없었다. 좌절했기 때문에.


좌절의 경험

몇 년째 나는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임했던 시험에서 떨어졌고, 사업에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다. 그런 시간을 지나오며 나는 용기 없는 사람이 됐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끝없이 고민했으나 결국 답을 찾지 못했고, 이것저것 한다고 했지만 어느 것 하나 온 마음을 다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없었다.


답을 찾았다고, 도전했다고 스스로를 속여왔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했고, 도전했지만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언제나 내가 빠져나갈 수 있는 조금의 구멍을 만들어두고 호시탐탐 그곳으로 빠져나갈 궁리를 했다. 나는 그것을 보험, 대안, 백업, 플랜 B 등 여러 표현으로 불렀으며, 하나로 만족하지 못해 여러 개를 만들어 뒀다. 


대안

어느 순간에는 나는 대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대안만 찾고 있었다. 


진정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린 채 그저 "이것도 괜찮네. 저것도 괜찮겠다. 그런데 이건 이래서 문제고, 저건 저래서 문제야. 다시 다른 것을 찾아야지"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다. 


더 이상 나의 목표는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거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거나, 불확실한 어떤 것이 아니라, '실패하지 않을' 안전한 것들이었다. 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무엇인가를 용기 있게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어느 순간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굳이 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 라고 생각도 했다. 그리고 그들이 너무 불편했다. '나도 저렇게 해봤지만 결국 별것 없었지', '저래 봐야 큰 의미 없지'하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안심시켰지만 결국은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됐다. 나는 열심히 살지 않는데 왜 저들은 열심히 사는 걸까? 무엇이 저들을 열심히 살 수 있게 만든 것일까? 


"왜 나는 열심히 살지 않나?"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좌절하고 싶지 않으니까. 실패하고 싶지 않으니까.


나는 좌절하고 싶지 않으니까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이다. 


이런 어리석은 결론을 마주하니 부끄럽기도, 답답하기도, 안도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속인 것이 부끄러웠고, 어떻게 다시 시작할지 몰라 답답했고, 무엇이든 다시 해볼 수 있음에 안도했다. 


용기, 좌절

좌절의 반대 말이 용기이고, 좌절했는 것은 용기가 없다는 뜻이라면, 용기가 있으면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논리적이지 않은 생각일지라도, 나는 그렇게 믿으려 한다. 


아주 오랜 시간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무서워 숨기만 했던 내게 내가 말한다. 


용기를 가져
"괜찮아. 좌절하지 마. 두려워하지 말고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보자. 결국 해내고야 말 거야. 나는 너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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