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너는 대체 뭘 먹고 자라는 거야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조차 힘들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프고 손 끝은 발갛다. 손가락만이 아니다 두 다리와 허리 그리고 손목까지. 한번 시작하면 두어 시간은 걍 지나간다.
오늘도 잡초를 뽑으며 상상한다. 깨끗해질 마당을. 그렇게 며칠을 뽑고 또 뽑고. 상상하던 마당이 쫌씩 보이기 시작한다. 속도를 내어 본다 점 점 더.
진정 이렇게 하면 상상 속의 너를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다 부질없다 없어. 뽑고 또 뽑아 손마디와 손 끝은 부어 발갛고 허리는 아이고아이고 소리를 내지만
결과는 “You win.”
돌짝 사이로 내린 뿌리로 뽑기 조차 힘들다.
그러나 저러나 넌 뭘 먹고 그렇게 힘이 좋은 거니?
뭐? 타고난 거라고?
그렇게 뽑고 또 뽑았건만 비 온 뒤 다시 고개 내민 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거임? 아니 아니 첨보다 더 많이 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