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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Oct 12. 2023

커져가는 몸무게만큼이나 커져가는 책임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죽을 위험에 놓은 아기고양이를 데려와 좌충우돌하며 키워낸 것이 어느새 3개월 차.






아기고양이는 구조 당시와 비교하여 4배 가까이 몸무게를 증량하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체중이 늘어나는 만큼 활동반경이며, 점프력 등 모든 부분이 확장되고 있어서 요즘은 가끔씩 무서워지기도 한다.


어릴 때에는 위험한 곳은 스스로 가지 않기도 했고 뭘 하려 해도 내가 쉽게 제어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제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생겨나는 것 같아 부모로서의 책임감이라는 걸 부쩍 느끼고 있다.


건강하게 크는 모습을 기쁘게 바라보면서도 앞으로 이 아이를 더 잘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의 미래 또한 계속해서 걱정하게 된다. 이제는 내 한 몸만을 생각하고 단순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내가 책임져야 할 생명체와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직 나에게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일단은 '남의 집'이라는 부분이 지금 내 마음속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고양이의 덩치가 커지면서 이제는 안 가던 곳들까지 점프를 뛰어다니고 점프를 뛰려는 시도를 하면서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 내 물건을 파손하는 것은 마음은 아프지만 그래도 치워버리기만 하면 되니 괜찮은데 지금 얹혀살고 있는 집에 있는 물건이나 기본적인 도배, 장판 등을 파손하는 행위가 생기는 것이 가장 두려운 부분이다.


아기 고양이 시절엔 아무리 뛰어다녀고 거의 티도 안 날 정도의 작은 스크래치 정도였어서 고민이 없었는데 최근에 덩치가 꽤 많이 커지면서 이대로라면 내가 손쓸 수 없는 문제들도 발생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그래서 마모방지용 테이프 등을 사서 붙이고 있으며, 이것저것 참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다.


이런저런 걱정들로 밤을 지새울 때면, 그저 얼른 맘 편히 발 뻗고 쉴 수 있는 '내 집'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밖에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어제도 오늘도 청약사이트를 수시로 들락날락하고 보다 나은 방법이 없을지 네이버 부동산도 들락날락한다. 요즘같이 전세사기가 만연한 시국에 전세를 들어가는 것도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혼자 살 때야 어디서든 어떻게 살면 사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부모의 노릇을 하려고 보니 참으로 살기 힘든 세상이다.


인생을 즐기며 살라는 말처럼 하루하루 충분히 행복하고만 싶지만, 걱정거리가 가득한 내 얼굴은 수시로 돌덩이처럼 굳어가기만 한다. 하루빨리 좋은 해결책이 떡 하고 나타나 내 얼굴에도 웃음기가 만연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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