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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Oct 30. 2023

나의 마음의 방을 정돈하자.

최근 나는 아닌 줄 알고 있으면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일로 인해 계속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

그것은 일이기도 하고, 관계이기도 하다.


나는 왜 선택을 유보하고 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귀찮아서? 

아까워서?

미안해서?

혹은 두려워서?


위에 나열한 것들 또한 선택을 유보하는 하나의 이유이기는 하나, 그보다 내 마음속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나의 선택으로 인해 수습해야 하는 일련의 과정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한 선택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수많은 일처리를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이대로 흘러갈 수 있는 것들을 구태여 끝내려 하면 거기에 동반되는 부수적인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끝내 버리지 못한 물건들로 가득 찬 방 안에서 생활하는 것과 동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소중한 물건이었지만 이제는 쓰지 않아 버려야 하는 물건을 보며 버려야 한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버리려고 하면 버리기 아깝기도 하고 정리를 하는 것이 귀찮기도 하며 또 한편으로는 그 물건에 담긴 추억이 사라지는 기분이 싫기도 할 때가 있다.


그렇게 정리를 하지 못하면 결국 방에는 그런 이도저도 아닌 물건들이 가득 차게 된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마음의 방도 이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채로 살게 되면 언젠가는 애매한 물건들에 의해 마음의 방은 잠식당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만나게 되더라도 그것을 충분히 담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저 그런 것들로 가득 찬 방을 보며 위안을 삼을지도 모른다. 이 정도면 괜찮다고 말이다.


옷이건 물건이건 정리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자체도 쉽지가 않지만 마음을 먹은 후 정리를 하는 작업 또한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사람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것을 그저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회피하기만 한다면 그 끝에 행복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쓸모없는 물건들로 가득 찬 방에는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담아낼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 나의 마음의 방에는 수많은 잡동사니들이 가득하다. 실제 내가 지내고 있는 방에도 여러 추억이 담긴 옷과 신발과 물건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구입한 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거나 한 번만 사용한 물건들도 대다수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나는 진짜 좋아하는 것 하나를 남기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닳을 때까지 사용하고 또 사용하며 그 물건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끝까지 끌어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물건도 사람도 어떤 관계에서든 말이다.


그러려면 일단은 나에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나눌 줄 알아야 하며, 불필요한 것들을 놓아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 것을 내가 애매한 마음으로 갖고 있는 것은 욕심인 것이다. 그렇게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낸 다음에는 나에게 가장 잘 편안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채워 넣어야 한다. 사람과 물건도. 그리고 그렇게 채워 넣은 것들을 닳을 때까지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내 방을 가꿔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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