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유니버스 가 성공한다|스티브이 뉴미디어 칼럼
In the future, everyone will be world-famous for 15 minutes.
(Andrew Warhola Jr., Artist, Film Director, and Producer)
"미래에는 누구든지 15분 정도는 유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화가이자 영화 프로듀서, 팝아트의 거장으로 불리는 앤디 워홀이 말했다.
2021년은 그야말로 유튜브와 콘텐츠 미디어의 시대였다. 코로나바이러스 이전부터 이미 온라인 미디어를 장악하던 유튜브가 2년 간의 펜데믹을 겪으면서 대중의 일상에 더 크게 자리잡았다.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자연스레 유튜브를 통한 미디어 소비는 증가했다.
앤디 워홀은 "미래에는 누구든지 15분 정도는 유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15분 정도는'이라는 말은 유명무실해지고 오히려 15분 짜리 영상의 화제성을 통해 15개월의 유명함을 만들어낸다. 나아가 이제는 15분에서 10분, 8분, 3분, 1분, 30초까지 콘텐츠 러닝타임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누구나 유튜브에서 짧은 시간으로 화제성을 만들고 장기적인 유명함을 만드는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구독자 1,000명, 누적시청시간 4,000시간을 달성하고 수익창출 승인을 받은 채널만 10만 개에 육박한다(97,934개, 2021년). 이는 국민 529명 당 1명이 유튜버로 인구대비 최고 수준이며, 실버버튼(=구독자 10만명 달성 채널)은 5,500개 채널이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49만개(인구대비 666명 당 1명, 실버버튼 35,000여 개), 인도는 37만개(3,633명 당 1명)의 수익창출 승인 채널이 존재한다.
국내 재생시간 점유율에서 유튜브는 89.8%(2020.06 기준)을 차지했다. 우리나라 유튜브 사용자는 4041만명이며 총 사용 12억 3,549만 시간으로 한 달에 인당 30시간, 하루 1시간 정도를 시청한다. 영상을 평균 3분으로 계산해봤을 때, 하루 평균 20개 내외의 영상을 보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구독하고 있는 채널을 제외하고 과연 몇 개의 채널이 시청자에게 추천되고 새롭게 선택받을까?
1일 1영상? 주 1회? 주 3회 업로드?
유튜버라면 콘텐츠 업로드 주기를 얼마나 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채널 주기가 일정해야 알고리즘한다, 업로드 주기가 짧아야 좋다 등 알고리즘에 대한 확실하지 않은 정보가 유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많은 유튜버들이 채널 주기를 짧고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다 포기하게 된다.
이런 흐름 속 새롭게 대두되는 것이 유튜브 속 '유니버스: Universe'이다.
유니버스란 각자의 차별성 속 특정 스토리, 캐릭터, 콘셉트 등을 공유하는 또 하나 세계, 세계관을 뜻한다. 다양한 유니버스가 있지만 웹툰, 영화, 음악/아이돌 등 다양한 장르,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분야 속 세계관이 많다. 대표적으로 아이언맨-헐크-토르-캡틴아메리카-어벤저스 등으로 연결되는 마블(Marvel)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유니버스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유튜브 속에도 유니버스로 연결되는 채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tvN에서 방영 중인 대탈출 시리즈의 '대탈출 유니버스: DTCU'와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소속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출신 크리에이터 4인의 '핫소스 유니버스', 패러블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크리에이터의 조상 우왁굳의 메타버스 콘텐츠인 '왁타버스'가 유튜브 속 유니버스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대탈출 유니버스는 tvN에서 방영된 정종연 PD의 연출작, 대탈출1~4 시리즈와 여고추리반을 포함한 세계관이다. 대탈출 시리즈에서 진행된 좀비, 귀신, SSA, 타임머신 등의 탈출 에피소드가 차기 시즌들의 에피소드에 연결되며 시청자들에게 유니버스로 불리기 시작하다 정식 유니버스화가 되었다. 시즌을 관통하는 세계관을 통해 작중 몰입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지난 에피소드의 세계관과 연결해 지난 시즌을 다시 정주행하게 하는 효과 등 프로그램의 만족도를 극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핫소스 유니버스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출신 송형주와 김선응이 만든 '핫소스'라는 채널에서 시작돼 같은 집에서 함께 거주 중인 배건우의 '배말랭'과 황해성의 '황룡갑' 채널, 그리고 요리채널인 '핫식당', 쇼츠채널인 '핫쇼츠'로 한 집안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채널이다.
격일 주기로 운영 중인 핫소스와 3일 주기를 가진 배말랭, 주 1회(대략) 주기의 황룡갑, 주 2회 주기의 핫식당 등 다양한 업로드 주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관, 유니버스를 통해 비 업로드 날짜에는 타 채널의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정주행하는 등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타 채널로 유입 및 유지를 유도한다. 또한 핫소스, 황룡갑, 배말랭, 핫식당 등으로 각자 유입된 시청자가 유니버스 내 채널들로 연속 연결되며 모든 채널의 구독자가 함께 상승하는 등의 선순환 효과 또한 창출되고 있어 유튜브 속 유니버스의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선두채널이라 할 수 있다.
왁타버스(우왁굳 유니버스)는 현재 트위치에서 방송 중인 크리에이터의 시조, 우왁굳이 만들어가고 있는 세계관이다. 우왁굳의 콘텐츠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정멤버 시스템과 이세계 아이돌(이세돌)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사나고, 탬탬버린 등 우왁굳의 시청자였던 대형 유튜버들도 큰 범위에서 하나의 우왁굳 유니버스로 볼 수 있다.
우왁굳 유니버스의 차별점은 주기 빈틈을 서로가 채워주는 형태보다 모든 채널이 짧은 업로드 주기를 바탕으로 각자의 차별성과 개성을 살리며 시너지를 내는 세계관이라는 점이다. 또한 세계관이 트위치와 유튜브 방송에서만 국한되어있지 않고 커뮤니티 등 플랫폼과 팬들까지 연결되었다는 점이다. '우왁굳의 팬치들'이라는 공통 정체성을 바탕으로 합동방송, 커뮤니티(왁물원), 팬 층 유입/연결 등을 통해 세계관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콘텐츠를 창출해낸다. 우왁굳의 방송 정체성을 공유하는 단단한 팬 층에서 또 다른 원석이 나타나고 우왁굳 유니버스에 안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왁타버스 세계관 속 런칭한 이세계 아이돌은 앨범 발매 1시간 만에 멜론 TOP 80, 벅스 1위를 달성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매년 연말공모전과 커뮤니티 등 시청자 참여 콘텐츠를 통해 정체성은 같지만 다양성을 가진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발굴된다는 점에서 유니버스의 확장을 선도하는 대표주자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대두되는 알고리즘의 확증편향, 부정확성 문제는 유니버스 세계관에 큰 힘이 되었다. 하나의 세계관 공유를 통해 다각화된 시청자 유입을 가능하게 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 나아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동시에 상승 곡선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유튜브 유니버스는 하나의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 속 유니버스는 시청자의 하루 1시간, 20개의 영상 속 한 자리를 충분히 차지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글|Ste.v :스티브이
작성일|2021-12-27,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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