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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일 Jun 19. 2022

범인들의 빼빼로 데이

빼빼로 데이였다. 초등학생들은 빼빼로 데이가 돼서 빼빼로를 먹고 과자 껍질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쓰레기통에 빼빼로 껍질이 많이 쌓였고, 담임교사는 그걸 보고 화를 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빼빼로 껍질을 쓰레기통에 버린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는 작업이 시작됐다. 분노한 담임교사 앞에서 자수하는 어린이들은 없었다. 결국 회장으로 불리는 한 명의 아이가 누가 버렸는지 실토하게 되었고, 그 아이는 어떤 아이들이 빼빼로 껍질을 쓰레기통에 버렸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범인을 찾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범인을 처벌하는 일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잘못도 아닌 잘못 없는 아이들이 단체로 벌을 받았다. 벌을 받으면서 아이들은 교사에게 배웠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범인이 누군지에 대해, 자신이 범인이 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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