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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ug 09. 2024

사람과 같아야 하지 않겠는가?

문장 나눔(2024.08.07. 수)


교만과 겸손


교만한 사람은 자신이 남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마치 혼자 산꼭대기에 서서 아래쪽을 살펴보면 사람들이 웅크려 앉은 까마귀처럼 보여서 내가 높고, 귀하고, 특별하다고 여기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내가 멀리서 사람을 보며 '까마귀 떼가 땅에 있구나'라고 말할 때, 남들 또한 멀리서 나를 보며 '까마귀 한 마리가 산에 있네'라고 말하는 줄은 알지 못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에서 이름난 선비다. 스스로 특별하다고 뽐내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에게 훈계했다. '너는 사람일 뿐인데, 무엇으로 남과 다르단 말인가? 남과 다른 것은 사람이 아니다. 위로는 천사이고, 아래로는 짐승이다. 위로 존재와는 같아질 수가 없고, 아래 것과는 같아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같아야 하지 않겠는가?' <내용발췌:마음을 다스리는 7가지 성찰_칠극>


요셉은 휴가 중이다.

내일은 학교폭력예방교육 멘토단 정기모임이 있고, 모임이 끝난 뒤에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급번개 만남을 가지기로 했다. 휴가 중인 요셉을 혼자(?) 두고 하루종일 밖에 있어야 하니  요셉에게 살짝궁 미안했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내가 없으면 오히려 요셉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ㅋㅋㅋ)


'나 내일 약속 있어서 하루 종일 밖에 있어야 할 것 같아'

'어 그래, 나 내일 산소 좀 다녀오려고'


시조부모님 산소에 가는 건가? 싶었는데 '정을 나누었던 형'의 산소에 가는 것이었다. '정을 나누던 형'은 작년에 명을 달리했다. 20년을 보고 만난 '형'이었는데, 몸속 생겨난 암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 곁을 떠나고 말았다. '형'에게는 늦둥이 아들이 있다. 요셉이 형을 만나로 간다고 하니 그 아들 생각이 났다. 갑자기 형이 없는 자리에 남아있는 아이를 생각하니 '울컥' 마음이 아팠다.


* 동정 :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 _네이버어학사전


동정(同情), 한자를 풀이하자면 '한 가지 뜻'이다. 내게 일어난 일처럼, 내 마음같이, 그 사람입장이 되어 그가 느끼는 마음을 나도 경험해 보고 나의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동정'의 대부분은 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은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여기고 남의 일처럼 그 사람을 딱하고 가엾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값싼 동정'은 바라지 않는다. 


자신에게는 없는 일, 나만은 너와 다르고 스스로 특별하다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동정, 우리는 늘 이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 '형'은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어린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둘만의 추억을 쌓았다. 떠난 형도 남은 아들도 내가 생각한 만큼 딱하지도 가엽지 않을 수도 있다.




어제 소통에 대한 강의를 듣는데, 강사분이 한 사례를 나눠주셨다. 자매 또는 형제로 보이는 아이들 두 명이 분식집에 들어와서 각자 돈가스를 주문해 먹었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 '아동급식카드(이하_꿈나무카드)' 식사비를 계산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한 어른이 교육청에 직접 전화해서 이렇게 따졌다고 한다.


'바우처카드를 사용하는데 돈가스를 각자 시켜 먹었다. 하나만 시켜서 나눠먹으면 되지! 그 돈 어디서 나오냐? 다 내 세금이 아니냐?!'


자원봉사로 무료 과외를 하고 있는 선생님이 제자에게 틴트를 선물했다고 한다. 다음날 학교에서 틴트를 가지고 있는 제자를 본 학교선생님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돈도 없는데, 틴트 살 돈은 있나 보네?!'


사람들이야말로 '값싼 동정'을 받아야 할 어른이다. 교육청에 전화한 그 어른은 당당하게 잘 먹고 잘 자란 그 아이들이 커서 한 사람의 어른으로 제 몫을 할 때 그 '몫'때문에 자신의 노년이 풍요롭게 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당신이 지금 누리는 것도 누군가의 '몫'으로 인한 것임을 알지 못하고 교만하니 '값싼 동정'을 받아 마땅하다. 학교 선생님은 가난하다고 당신만큼 누리지 못할 이유도 없고 마음껏 행복할 권리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교만한 사람이니 '값싼 동정'을 받아 마땅하다.


까마귀가 까마귀를 볼 때 너도 나도 까마귀이듯, 사람은 사람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밑에 사람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교만한자를 이렇게 훈계한다. '너는 사람일 뿐인데, 무엇으로 남과 다르단 말인가? 남과 다른 것은 사람이 아니다. 위로는 천사이고, 아래로는 짐승이다. 위로 존재와는 같아질 수가 없고, 아래 것과는 같아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같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우리는 매사 아리스토텔레스의 훈계를 기억하며 사람과 같아야 한다.  


'교만'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다. 내가 없애고 싶다고 없앨 수 없다. 나는 교만하지 않아 에서 교만은 시작된다. 교만함을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늘 경계하고 끊임없는 성찰과 통찰로 교만의 반대편에 자리한 겸손의 덕을 키우자.




P.S 댓글창을 열어놓지만 답글 달지 않을까 해요. 그저 한 문장을 읽고 사유의 댓글을 달아주셔도 되고, 다른 좋은 문장으로 확장시켜 주셔도 되고, 감사합니다. 한마디 댓글도 좋고... 댓글과 댓글이 연결되어도 좋고. <그저, 어디 풀곳이 없는 '혀'를 이곳에 풀고 가시길 바라며> 오늘도 한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감사랑합니다.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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