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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용 Jun 27. 2023

드디어 테네리페로 출발!

"너는 이번여행에서 일체의 경비도 필요하지 않단다."

2022년 5월 28일. 


시부모님과 카나리아제도로 휴가를 떠나는 날이 왔다! 

시부모님께서는 나를 픽업하러 아침 일찍 우리 집에 들를 테니 기다리라고 하셨다. 하지만 차에 시부모님의 짐을 싣는 걸 도와드리고 싶어 시댁으로 캐리어를 끌고 갔다. 이번여행의 콘셉트는 나에게 있어, 일명 꽃보다 시부모님. 그리고 나는 자칭 짐꾼이자 포토그래퍼가 될 예정이었다. 

시아버지께서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한 시간 반정도 걸리는 룩셈부르크를 향해 출발했다. 낭시에서는 룩셈부르크 공항이 가장 편리하다. 차 안에서 어머님께서는 본인의 면허증을 놓고 오셨다며 나직하게 비명을 지르셨는데 테네리페에서도 시아버지께서 독점기사로 낙찰되시는 순간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프랑스 면허증도 유럽에서 통용이 된다고 하셔서 일단 렌터카 찾을 때 같이 등록하기로 했지만...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조그만 룩셈부르크 공항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그간 억눌려있던 여행충동들이 한 번에 터지고 있는 장면이었다. 인파에 이리저리 치이고 다녔지만 시어머니께서는 연신 기분이 좋으셨다. 서비스만족도를 조사하는 머신이 보일 때마다 최고만족을 눌러주는 걸 잊지 않으셨다. 



나는 공항 ATM기에서 현금을 조금 뽑았는데 어머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번 여행에서 너는 초대받은 사람이야. 그러니까 경비는 너에게 일체 필요치 않단다." 

실제로 여행 중에 식사나 음료를 계산하려고 몇 번 시도를 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럼 이 며느리는 그냥 얻어먹기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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